"과도한 승부, 폐쇄적 운영이 스포츠 폭력 원인"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그동안 스포츠 현장에서 폭력은 만연한 현상이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스포츠 폭력 근절대책'은 '뒷북 대책'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학교 등 스포츠 현장에서 폭력이 만연한데는 지도자의 자질은 물론 운동부 운영의 폐쇄성에서 비롯된다. 특히 단기 승률을 내야할 지도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압박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과도한 훈련, 강압적 지도 등 비교육적 문화가 판치고 있다.
승부 위주의 스포츠, 성적에 의한 특기자 선발 등 개선해야할 대목이 많다. 정부의 스포츠 폭력 대책은 처벌 등 규제를 강화한 부분은 괄목할만하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비교육적 문화 개선 노력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각급 스포츠 현장의 반인권적 상황은 성폭력 하나만 살펴봐도그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납득할 수 있다. 최근 서울대 스포츠 연구소 설문 조사 결과 초등학생 성폭력도 예외가 없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의 경우 9.8%가 성희롱 등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는 성폭행이 1.3%나 차지했다. 학교급별로 성폭력은 중학생 8.1%, 고등학생 9.6%, 대학 및 일반선수 10.6%로 등급에 관계없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종목별로 개인종목 6.8%, 단체종목 11.4%였으며 성별로는 남자 8.5%, 여자 11.7%로 나타났다. 선수 전체적으로 9.5%가 성폭력을 경험했으며 이 중에는 친밀함을 가장한 성희롱이 대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를 징계하는 기준이 모호해 문제를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2차 피해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대한장애인 체육회, 각 프로연맹 등의 폭력 행위에 대한 구체적 징계 기준이 없어 자의성이 개입될 소지를 안고 있다.
게다가 대한체육회 규정조차 행위 종류ㆍ경중에 대한 구분 없이 징계기준이 낮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규정을 두고도 엄격히 적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할 지경이다. 그러다 보니 체육단체 성폭력 징계 중 주의ㆍ경고가 27.8%나 차지할 정도로 솜방망이에 그쳤다. 따라서 징계 기준이 폭력 지도자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하거나 사안이 잠잠해진 후 타 종목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이러한 관리 부재는 프로연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또한 단체별 징계기구가 체육계 전현직 지도자, 담당공무원 위주로 구성돼 징계의 객관성 확보가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때문에 전문성, 공정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가 징계 시 사전조사단계부터 참여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서 장애인 선수는 더 심각하다. 활동ㆍ표현 능력 제약, 인지 능력 한계 등으로 폭력이 더 많이 노출돼 있으면서도 보호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상태다. 현재 운영중인 스포츠인 인권센터는 신고ㆍ지원 대상에서 장애인을 배제돼 있다. 그나마 이번 스포츠현장 폭력 근절대책에서 센터의 지원대상에 포함됐으나 장애인의 접근성 확대, 전문인력에 대한 실질적인 보강 등 여전히 해소돼야할 문제가 산적하다.
스포츠 현장에서 폭력과 관련, 사건이 은폐되고 비밀 보장이 안되는 것도 지적돼온 대목이다. 인권센터 등에는 피해자 및 목격자가 신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선수생활 지속 여부, 신분 노출 등을 우려한 피해자들이 신고하기를 꺼려, 실효를 거두지 못 했다. 심지어는 신고사안 처리(징계)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권장, 피해자 이의 신청 불인정 등으로 2차 피해마저 발생하는 경우도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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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보장은 물론 신고자에 대한 따돌림, 출전 배제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후 조치도 마련돼야할 상황이다. 사건은폐자에 대한 처벌도 병행해야할 대목이다.
체육계 전문가들은 "지도자의 폭력, 운동부 폐쇄적운영, 과도한 훈련 및 강압적 태도 등 학교 운동부의 교육 환경부터 개선해야한다"며 "효율적 선수 관리 기법,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 모범 사례 전파 등 여러 노력이 함께 경주돼야 폭력이 차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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