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문가들이 말하는 올해의 자산운용 전략은?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2013년 새해에도 노후계획은 퇴직을 앞둔 모든 이들의 관심도 1순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한국사회의 주요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의료기술과 보건기술의 발달로 ‘인생 100세’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 정도로 인간 수명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수명이 늘어날수록 노후생활 기간도 덩달아 길어진다는 점은 은퇴자의 시름을 깊게하는 요인이다.
은퇴 전문가인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과 박형수 우리투자증권 100세 시대 연구소장 등은 각각 자사에서 발행하는 은퇴 전문지를 통해 2013년 노후 트렌드와 방법에 대한 글을 기고했는데,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확실한 준비는 ‘평생 현역’(미래에셋)= 요즘 은퇴자들은 ‘내가 먼저 죽느냐, 아니면 돈이 먼저 떨어지는가’를 두고 고민한다고 한다. 이 같은 ‘무전장수(無錢長壽)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종신형 연금’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금 가입자가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연금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연금 임의가입자와 주택연금 가입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수명 연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건강보험에 대한 재점검도 필요하다. 과거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절에 주로 판매됐던 건강보험은 대부분 80세에 보장기간이 끝난다. 이는 마치 맑은 날은 항상 우산을 들고 다니다, 정작 비 오는 날 두고 오는 것과 같은 꼴이다.
저성장으로 소득과 함께 저축 여력이 줄어들면서 노후 준비 방법도 ‘더 많이 저축하자’가 아니라 ‘덜 쓰자’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매달 꼬박꼬박 들어가는 고정비용부터 줄여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주거비용이다. 결혼해 자녀를 낳고 아이가 커가는 동안 주택 규모를 키워나가는 게 당연하다면, 자녀가 독립해 가족 수가 줄면 집 크기를 줄이는 게 당연하다.
소득공제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부터 가입해야 한다. 연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은 물론 자녀 대학등록금이나 결혼자금에 필요한 목돈 마련이 목적이라면 올해부터 새로 출시되는 재형저축에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
저성장과 저금리,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자산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인적 자본의 상대가치는 높아지게 된다. 즉, 요즘 같은 시대엔 자신의 능력을 키워 현금흐름을 얼마나 오랫동안 창출할 수 있느냐가 노후준비에서 핵심적인 과제가 된다. 가장 훌륭한 노후 준비는 ‘평생 현역’인 셈이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귀농은 재취업 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자영업 시장도 포화상태라 창업도 만만치 않아지면서 이들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요즘 귀농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전원생활의 향수를 만끽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귀농도 사업이라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티끌모아 태산’ 되새겨 볼 때(우투)= 돈을 버는 것도 쉽지 않고, 돈을 굴리는 것도 쉽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7년을 기점으로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노후를 준비하는 것 역시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시작해야 하는 것이 노후준비다. 은퇴 이후 30~40년을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돈을 투자할 만한 여력도 환경도 이전보다 악화된 상황이라면 그 대안으로 시간의 투자량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좀 더 빨리 그래서 좀 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금액이라도 오랜 시간 투자를 지속해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 전체의 위기상황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고, 그에 따라 주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만성화되면서 주식관련 상품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최근 그나마 성과가 괜찮은 시장이 채권시장이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이머징 채권과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에 속하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고3년물 채권의 수익률이 최근 2%대에 진입하는 등 채권 수익률 자체가 역대최저 수준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채권의 가격부담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란 뜻이다.
투자환경이 불확실하고,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될수록 채권자산은 주목을 받기 마련인데, 지난해에 기록한 채권형펀드의 높은 수익률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2013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투자환경이 불확실하다는 측면에서 국내외 채권이 계속해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보다 절대적인 금리수준이 높고, 통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까지 예상되는 신흥 이머징 채권에 대한 관심이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풀린 대규모 자금이 상대적으로 경기여건이 양호한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이들 지역의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후자금을 운용하는데 있어서도 금리가 역대 최저수준까지 하락해 투자매력이 떨어진 예금 등의 상품보다는 투자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국내외 채권관련 상품에 관심을 좀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쪽이 투자매력이 더 높을 뿐 아니라, 노후자금의 성격상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은 탄력적으로 조절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