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학교 앞 문구점 약 1만개 사라져
김형태 서울시 교육위원 7일 문구업계 종사자들과 간담회에서 드러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난 10년간 학교앞 문구점이 약 1만개 정도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김형태 서울시 교육위원<사진>이 지난 7일 학습준비물 없는 학교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문구업계 종사자들과 간담회에서 나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문구점 수는 1999년 2만6986개에서 2009년 1만7893개로 9093개(약34%)가 줄었다.
이들은 소매점인 문구점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소매점의 몰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 하나의 원인으로 '학습준비물 없는 학교' 제도를 꼽았다.
학습준비물 제도가 처음 시행 됐을 때만 해도 문구점과 관련업계가 어려움은 겪은 것은 아니었다. 학교에서 준비하는 물품은 도화지, 찰흙, 색종이 등으로 품목이 다양하지도 않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품목이 아니었다.
따라서 학교에서 제공하지 않는 학습준비물은 여전히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팔려 나갔다.
그러던 것이 헌법 31조 3항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를 바탕으로 학습준비물은 국가에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각 학교장 재량으로 학교에 편성된 예산 가운데 수의계약으로 학습준비물 구매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교과부 권고 기준인 2만원 보다 적은 금액으로 학습준비물비가 지급되고, 업체와 이중 계약을 하는 등 문제점들이 생겨 각 학교에서는 학습준비물을 공동으로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G2B(나라장터, 조달청운영)와 S2B(학교장터, 한국교직원공제회 운영) 등을 통한 학습준비물의 일괄구매가 이루어졌고, 자본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학교 앞 문구점은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워 대형 문구업체에게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 밖에도 문구업계 종사자들은 학습준비물 제도와 관련, 크게 2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 집행과정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들은 먼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시작된 학습준비물 무상지원제도가 실제 필요로 하는 학습준비물 비용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편성 돼 공교육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몇 해 전 폐타이어를 활용해 만든 고무판이 학교에 공급돼 문제가 된 것을 예로 들면서 각 학교들이 예산 부족으로 학습준비물을 공동구매하면서 최저가 입찰을 하거나 기초 금액 자체를 낮게 책정, 납품업자들은 책정된 금액에 맞게 납품하다보니 외국산 저질 물품들을 납품하는 것이 다반사라고 했다.
또 언제 또 이런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현재 예산으로는 색종이 한 권을 몇 명이서 돌려써야 할 정도이며, 구강을 이용한 악기들(리코더, 멜로디언)마저 돌려 쓰면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이는 학생들의 위생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예산으로 내려진 학습준비물비가 해당 예산으로만 쓰이고 있는지 강한 의구심을 내비췄다.
이들은 조달청 나라장터의 입찰 서류들을 발췌한 후 학습준비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비품과 학급 운영비로 구입해야 할 품목이 학습준비물비로 구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안으로는, 학교에서 일괄 구매하는 간접복지 형태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는‘학습준비물 바우처(쿠폰) 제도’와‘쿠폰제’를 제시했다.
즉, 학습준비물비를 학교에 내려 보내 학교에서 구매하는 방식이 아닌, 혜택을 받는 대상자인 학부모 또는 학생에게‘쿠폰’이나 ‘카드’를 직접 제공한 후 선택권을 주면 위에서 언급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김형태 교육의원은 “학습준비물 없는 학교 정책은 교육청과 시청이 예산을 내려 보내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좋은 정책임에도 이 제도로 인해 문구점이 지난 10년 동안 1만 개나 없어졌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또 “진작 대책을 세웠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던 점이 아쉽고 이제라도 문제점을 파악했으니‘경제 민주화’,‘착한소비’차원으로 접근하여 개선안을 마련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학교에서 투명한 예산 지출을 증빙할 수 있도록 카드결제 시스템 도입을 적극 고려해 달라”면서 시청·교육청 관계자들에게는 “문구업계 종사자들이 제시한 ‘쿠폰제’등에 대해서 검토할 것도 주문했다.
또 현행대로 학교에서 학습준비물을 구매하되, 연필과 같은 소모품에 대해서만 본인들이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방법 등도 같이 고려해 달라고 제시했다.
김 의원은 질 좋은 학용품을 최저가가 아닌 적정가로 구입하여 학생도 좋고 학교 앞 문구점도 사는 좋은 방법들을 도출해 내기 위해 30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