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잡민국]9298개… 직업 수 9년 새 1318개 늘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격차로 일자리가 270만개 줄어들었다.”
미국의 친노동계 성향인 경제정책연구소(EPI)가 발표한 연구보고서의 골자다. 제조업 분야에서 2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제조업 가운데 정보기술(IT) 산업은 10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일자리의 개수는 어떻게 산정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각 나라별로 통일된 기준은 없다. 미국의 경우 A기업의 사업장 한 곳이 해외로 이전하면 그 사업장에서 기존에 고용하던 인원수만큼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으로 계산한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산업별 취업유발계수를 이용해 일자리의 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특정 사업군에 종사하는 인원수를 해당 사업군의 매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취업유발계수에 해당 산업의 투자비용을 곱해서 나오는 것이 일자리 개수다. 한국도 이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수식에 넣어 일자리를 계산하다 보니 일자리는 늘어난 반면 실업률은 되레 상승하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전시는 2011년 2만5544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2012년 상반기 실업률은 3%대에서 4%대로 훌쩍 뛰었다 . 투자비를 기준으로 일자리 수를 산정해 사라진 일자리는 염두에 두지 않은 탓이다.
고용시장에서 느끼는 체감지수가 다른 이유도 상당 부분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런 점에서 고용시장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숫자로 나타나는 일자리가 아닌 실질적인 일거리를 통해 고용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거리는 곧 직업의 다양함과 직결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집계한 2011년 기준 직업의 수는 9298개로 9년 동안 1318개나 늘어났다. 순증한 직업의 개수다.
고용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과 구직자 모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일자리를 보지 못하는 데 있다. 일거리가 극히 제한돼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한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일거리가 무궁무진 널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일거리를 창출하는 기업의 몫이다. 그렇다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동력의 투입이 필요치 않은 일거리를 만드는 것은 의미없는 짓이다. 이는 기업에 아무리 파격적인 인센티브제도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불가능하다.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사람들이 원하는 일거리는 항상 변하면서 현재의 일자리를 앞서간다”며 “기업들이 새로운 일거리가 무엇인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일자리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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