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에 유리하다'는 공식은 깨졌다. 보수층이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 보수와 진보의 일대일 구도로 진행된 선거에서 보수층은 높은 결집력을 보이며 완승을 거뒀다.


18대 대선의 잠정 투표율은 75.8%를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 4050만7,842명 중 3072만3431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997년 치러진 15대 대선 투표율인 80.7%에는 못 미치지만 16대 대선(70.8%), 17대 대선(63.0%)의 투표율을 크게 상회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에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에서는 이날 내내 '골든크로스'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결과는 의외로 싱거웠다. 박 당선인은 개표 초반부터 문 후보에게 3~5%포인트의 격차를 유지하며 앞서나갔다. 단 한 번도 역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 당선인은 격전지로 분류된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에서 문 후보를 앞섰다. 충청도와 강원도에선 예상보다 큰 격차로 문 후보를 따돌렸다. 박 당선인은 방송3사를 비롯한 언론사의 출구조사와 예측조사보다 더 큰 표차로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보수층의 결집은 영남 지역의 투표 결과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박 당선인은 대구에서 80.1%, 경북에서 80.8%를 득표했다. 또 경남에서 63.3%, 부산에서 59.9%를 얻었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득표율을 크게 상회했다.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는 경북 72.6% 대구 69.4%, 부산 57.9% 경남 5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구·경북(TK)에서는 10%포인트, 부산·경남(PK)에서는 5%포인트 정도 더 얻은 것이다. 이들 지역의 투표율은 76.2~79.7%로 평균보다 높았다.

박 당선인은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부터 경쟁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경선 나흘 뒤 김문수 경기지사,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주자들을 만나 협조를 구했다. 경선 룰 갈등으로 대립이 극심한 정몽준 의원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마지막까지 버티던 이재오 의원에게 끊임없이 구애 작전을 벌여 투표일을 보름여 앞둔 12월 2일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자유선진당과 합당을 통해 제2의 보수후보 출현을 막았고, 이회창·이인제·심대평 등의 지지도 얻었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도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경제성장과 근대화라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는 50대 이상·영남권 보수층에서 박 당선자의 압도적 지지를 이끈 원인으로 분석됐다. 과거사 논란과 안철수 현상에도 불구하고 35%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형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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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당선인의 선거 전략도 유권자의 표심을 관통했다. 그는 선거기간동안 중산층 70% 복원 등 민생 이슈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다. 국내 대내외적 여건의 위기론을 부각시키며 '위기에 강한 준비된 대통령'이란 슬로건도 보수층의 안정 심리를 자극했다. 반면 문 후보를 '참여정부 프레임'에 가두고 민생을 외면했다고 부각시킨 점도 득표력을 향상시켰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후보의 파상공세는 오히려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 전 후보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후보자 토론회에 나서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는 거침없는 발언과 함께 박 당선인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이 전 후보의 이 같은 공격은 중도층이 거의 사라진 선거 구도에서 오히려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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