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뛴 50년·뛸 50년]세계 최대 전선기업으로 도약하는 LS전선
매출 5350배 급증···56%는 해외서
해저·산업용케이블 등 기술축적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내가 최고회의 의장으로 있을 때 이 공장 때문에 관계자들을 모아서 연 회의만 열너댓 번은 됩니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1차 5개년 계획이 끝나는 1966년도에 한국의 전선 수요는 3000t 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기존의 공장만 가지고도 생산 과잉이 된다는 이론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5년 후에 수요가 그보다 훨씬 더 초과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여러가지 방해를 무릅쓰고 중간에 공장 건설을 1년 중지했다가 63년 7월에 다시 계속해서 햇수로 따지면 만 4년 만에 준공을 보게 된 것입니다.”(1966년 4월, LS전선 안양공장 준공식 中 박정희 전 대통령)
LS그룹의 과거 50년은 LS전선의 50년 역사와 일치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전선과 금속부문 등이 독립해 출범한 LS그룹의 당시 이름이 LG전선그룹이었다는 점도 이를 잘 말해준다.
LS전선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2년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에 의해 창립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LS전선의 초석이 된 안양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LS전선은 당시 박정희 정부의 지시에 의해 구인회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당시 정부는 급격한 경제개발에 따른 급증하는 전선 수요를 채우기 위해 구 회장에게 전선공장을 지으라고 지시했다.
LS전선이 지난해 5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타버러(Tarboro)시에서 국내 최초로 미국에 전력 케이블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손종호 LS전선 사장(사진 가운데), 스티븐 카터 SPSX 사장(왼쪽), 저스틴 디디 부사장이 시삽을 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정부의 의도에 의해 설립된 측면이 있지만 LS전선은 창립 이후 국내 경제의 빠른 성장과 함께 매출액과 규모 등이 급증했다. 특히 1990년대를 전후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면서 성장세는 더 가속화됐다.
LS전선은 1990년대에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했다. 또 2000년대에는 중국과 중동, 미국, 유럽 등 세계 곳곳에 진출해 단순한 국내 최대의 전선회사에서 벗어나 세계 3위 수준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에 따라 2000년까지 두 개에 불과하던 LS전선의 글로벌 거점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26개국에 36개 공장과 50여개의 네트워크로 늘어났다. 또한 LS전선의 3분의2에 해당하는 6000여명의 글로벌 인재들이 LS전선의 로고를 가슴에 달고 일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 해외 생산기지의 확장도 눈에 띈다. LS전선은 지난 4월에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바왈에 6만평 규모의 전력 케이블 공장을 준공했으며 10월에는 아시아 기업 최초로 미국에 전력 케이블 공장을 완공했다. 또 이달에는 중국에 500㎸급 초고압케이블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글로벌 거점의 확장에 따라 매년 굵직한 해외 수주도 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달 카타르 석유공사(Qatar Petroleum)가 발주한 4억35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의 해저 전력 케이블 계약을 수주했다. 이는 해저전력 케이블 수출 규모로 국내 최대 수주액일 뿐만 아니라 전체 전력 케이블 수출로도 사상 최대 수주 규모다.
또 지난 6월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 2위 전력회사인 프랑스 전력청의 225kV 초고압 케이블 프로젝트도 수주했으며 프랑스 브르타뉴 주에 위치한 라 랑스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5.5km 길이의 케이블과 접속자재 공급, 포설 감독, 설치공사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외 수주가 늘어나는 덕분에 실질적인 매출에서도 2010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31%를 해외 매출이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외 자회사 매출까지 포함할 경우 총매출 56%를 해외 매출이 차지하고 있다.
LS전선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은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LS전선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동시장에서의 '안정적인 브랜드 구축'과 주요 대륙별 거점국가를 기반으로 한 '시장 확대'의 두 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니라 지역별 상황과 제품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 나라별로 유연하고 차별화된 제품 및 마케팅 전략을 추진했다.
지역별 특화 마케팅을 살펴보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등 중동시장에서는 전력청을 대상으로 380·400KV급의 초고압 지중선 턴키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같은 사회간접자본 구축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정부 프로젝트 등에서 많은 사업 기회를 발굴 중이다.
또 기술 경쟁이 치열한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는 제품 차별화가 가능한 해저케이블 및 산업용특수케이블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북미에서는 캡트리 해저케이블 초도 수주에 성공하고 선박케이블의 매출도 확대되는 등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힘입어 LS전선의 외형은 크게 성장했다. 매출은 지난 1967년 16억5000만원에서 2011년 8조8000억원으로 5350배 성장했으며 자산은 1967년 18억3000만원에서 2011년 5조9000억원으로 3224배 증가했다. 직원수도 1967년 430명에서 2012년 현재 9100여명으로 늘었다.
LS전선이 지난 50년간 생산하고 사용한 구리의 양은 약 500만t으로 대형 승용차 250만대와 맞먹는 무게다. 이를 가장 많이 사용되는 8mm동선(銅線, 전력 케이블에 사용되는 구리 도체선)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무려 1125만km로 지구 둘레(약 4만km)를 약 300번 돌 수 있고 지구와 달까지 거리(약 38만3000km)의 30배나 된다.
구자열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달 23일 경기도 안양 LS타워 지하 대강당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LS전선의 기술력, 해외 출자사의 마케팅과 영업 기법, 현지 지향형 제품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케이블 제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종호 사장 역시 “LS전선이 비즈니스 모델혁신과 글로벌 역량강화, 기술혁신 등을 통해 26개국 38개 생산법인, 64개 영업거점, 4개 연구소를 가진 글로벌 거점을 둔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에너지와 정보 분야에서 고객에게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속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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