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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갔던 화랑들 눈물의 U턴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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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환율상승…10곳 중 절반이상 문닫아
미술시장 점유율 세계1위 중국, 현지화 전략 다시 짜야


중국 갔던 화랑들 눈물의 U턴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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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중국시장에 문을 두드린 화랑들이 국내로 속속 복귀하고 있다. 화랑들의 유턴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와 환율 상승 등 비용문제, 중국의 자국미술산업 보호정책 등 여러 원인들이 맞물려 있다. 이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했다가 상당수가 수익을 못낸 채 철수하고 있는 사정과 비슷하다. 하지만 세계미술시장 점유율 1위를 연이어 기록하고 있는 중국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화랑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네트워킹 등 현지화 전략과 함께 국내 미술산업 육성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미술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지점을 세우는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 화랑 10곳은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 현재 아라리오, 표갤러리, 카이스갤러리(홍콩) 등 3곳 정도만 남아 운영 중인 상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진출 화랑들은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율상승, 임대료 부담 등 운영난을 겪었다. 중국을 자주 왕래하는 김미령 인터알리아 큐레이터는 "현재 베이징의 예술특구에서 화랑을 운영하려면 최소 월 600만~700만원씩 임대료가 들어가는 수준"이라며 "환율상승에 임대료가 이처럼 오르고 계속 부채가 쌓여 주체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게 돼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자국 작품들 위주로 거래되는 중국 미술시장의 특성도 국내 업체들에게 큰 장벽이다. 특히 중국인들은 자국 고미술 작품을 크게 선호하며, 현대미술에서도 자국작가 작품들을 주로 구입한다. 더욱이 중국정부가 미술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에는 적극적이지만, 수입해 들어오는 경우 작품가격의 33%를 세금으로 물리고 있는 것도 중국을 상대로 미술품 판매를 어렵게 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는 '미술품 면세지'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본토와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홍콩에서조차 우리 작가들의 작품 판매는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수많은 국가의 미술 종사자들이 오고가는 '아시아 미술시장 허브'인 홍콩은 일단 '돈이 되는'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거래가 활발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술가들을 확보하지 못한 우리 미술산업의 한계로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이처럼 중국미술시장 진출 실패원인에는 외부적인 요소와 함께 내부적인 문제들도 있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은 "화랑들이 중국 현지 갤러리나 미술관 등과 네트워킹을 활발하게 도모하지 못한 측면도 크다"면서 "국내에서 미술감상, 교육, 산업에 대한 육성이 부족한 가운데 동시대 '한국미술'이라고 해외에 소개할만한 자원이 부족한 게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남아있다. 지난 5월 홍콩에 소재한 갤러리 수는 266곳으로, 래리 가고시안, 화이트 큐브 등 세계유수 화랑들과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들어가 있다.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아트페어들은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본토를 포함해 중국 내 화랑수도 급증해 2000년대 100여곳 정도였던 것이 2010년대 600곳을 넘어섰다. 상하이와 베이징은 아트페어 시장의 복수경쟁 구도를 갖췄다. 경매회사 수도 100여곳에서 300곳을 넘어섰다. 프랑스 미술정보업체 아트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매출액 기준 세계 톱 10위권 미술경매회사 중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드 퓨리에 이어 4위가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폴리옥션이었다. 이러한 중국미술시장 급성장은 예술특구 조성 등 정부차원의 지원책과 신흥부자들의 등극 때문이다.

최화정 아라리오 베이징 큐레이터는 "국가 주도 미술프로젝트가 커지고 있는 중국의 시장성을 무시할수 없다"면서 "중국미술과의 네트워킹으로 아시아 미술을 소개하면서도 국내작가들도 알려나가는 데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라리오 베이징점은 상하이 비엔날레 미술프로젝트인 징안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도 수보드 굽타, 우리나라 김병호 작가 작품을 소개한바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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