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문화재청 산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예방보존연구소가 한국형 흰개미 군체제거 처리제 '흰개미 예찰제어기 ‘HGM’(흰개미의 ‘ㅎㄱㅁ’를 영자로 표기)'를 개발했다.
흰개미는 땅속을 통해 목재 구조물로 들어가 건축물을 갉아먹는 해충이다. 지구온난화와 산림비옥화에 따라 흰개미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로 인한 목조건축물 문화재의 피해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다. 국내의 흰개미 피해규모는 2009년부터 2년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예방보존연구소가 실시한 목조문화재 생물피해조사 결과, 16곳 231개 동의 건축물 중 78개 동(33.8%)에서 흰개미의 서식 흔적이 발견됐거나 문화재를 가해(加害) 중인 것으로 보고됐다.
이같은 원리는 외국에서 수입한 군체제거 처리제와 동일하지만, HGM은 국내 서식 중인 일본흰개미(Japanese termite)가 선호하는 소나무로 제작하고 원통형 홈을 설치해 흰개미가 쉽게 유인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제품들이 흰개미의 가해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유인체를 일일이 꺼내어 확인한 것에 비해 HGM은 유인체를 꺼내지 않고 신호에 의해 육안으로 흰개미의 가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흰개미의 방제에서 처리 후 잔류성이 없어 흰개미가 재차 침입하거나 토양 내의 수분과 섞여 주위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는 등의 문제가 있어, 친환경적이면서 살충 효력이 뛰어난 방제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친환경적이며 흰개미 군체 전체를 제거하는 군체제거 처리제가 외국에서 도입되어 사용되었으나, 비싼 가격과 처리에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한계점을 보여 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HGM은 이미 흰개미 서식이 확인된 곳에서 흰개미 군체를 제거하고 아직까지 흰개미의 활동이 발견되지 않은 곳이라도 HGM을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관찰함으로써 주변 산림이나 토양에 흰개미가 서식중인지를 알 수 있다"며 "귀중한 문화유산이 손상되기 전에 사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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