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개시 뒤 알짜 계열사들 매각하면 그룹 와해 가능성 커··· 매출 6조에서 수천억원대로 추락 위기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매출액 6조원 규모의 그룹에서 수천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몰락하나."
웅진그룹이 법정관리 신청으로 회생을 꿈꾸고 있지만 그룹이 와해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웅진코웨이, 웅진폴리실리콘, 웅진씽크빅 등 알짜 기업들의 매각 요구가 커가는 가운데 극동건설 등 부실사들을 정리하면 남는 계열사는 손에 꼽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웅진홀딩스가 갖고 있는 부채 1조2500억원을 가장 빠르게 갚기 위해서는 웅진코웨이를 매각을 서둘러 마무리해야 한다"며 "웅진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에 대해선 회사별 회생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돈이 되는 계열사들의 정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룹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내는 알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 웅진식품 등의 매각 추진은 채권자와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채권단측은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도 청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웅진그룹은 생활환경과 교육출판, 태양광 등 8대 사업군에 1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6조원 정도. 하지만 웅진코웨이와 웅진씽크빅, 웅진케미칼, 웅진폴리실리콘, 웅진식품 등 계열사들이 매각되고 웅진홀딩스가 청산될 경우 매출 규모는 1조원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는 웅진그룹의 1990년도 중후반의 매출 규모와 맞먹는 것으로 웅진의 기업 성장사에서 거꾸로 10년 이상 후퇴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의 과도한 욕심과 무리한 사업확대가 명실공히 대기업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기업을 평범한 기업으로 추락시켰다"며 "국가 경제와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큰 손실을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웅진홀딩스측은 윤 회장이 사재의 사회환원을 포함한 다양한 웅진그룹 살리기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도 사재출연을 통해 웅진홀딩스의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윤 회장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격분한 채권단의 강경한 입장을 바꾸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채권단측이 윤 회장과 웅진홀딩스를 배임과 사기혐의로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상황에서 웅진그룹의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김대섭 기자 joas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