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너무 죽었다…韓銀도 부양 카드
이번 금리 인하는 최근 중국을 비롯해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를 반영해 글로벌 통화 완화 정책에 공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금융시장에서 한은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광공업 생산이 1년 전 같은 달보다 2.7% 증가해 일시적인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경기 동행과 선행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올해 1분기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8개월 동안 40만명을 웃돌던 신규취업자 수는 지난달 30만명대로 내려앉으며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지난 4월 이후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두 달째 3.7%를 유지하는 등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정부의 복지정책에 힘입어 물가지표의 오름세가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가계부채 문제 역시 심각하다. 지난해 3분기부터 가계부채 총량의 증가속도는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비금융권 부채가 늘어나는 등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된 만큼 향후 대출 수요가 늘면서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남현 유진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성장을 중시하하는 비둘기파 금통위원들로 대거 교체된 것이 이번달 금리인하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라며 "이와 함께 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경기부양에 올인해야 한다는 뜻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물가상승 압력과 가계부채문제 등으로 인해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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