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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달이다]프랜차이즈 빵은 식상하다? 국가대표가 만들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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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주 SPC그룹 차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같은 생지라고 해도 파티셰의 실력에 따라 제품력이 달라진다'는 생각에 따라 지난 2002년 파리바게뜨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제과제빵학교 '에꼴 르노뜨르(ECOLE LENOTRE)'와 손잡고 '한불제과제빵기술학원 르노뜨르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 제빵사들의 교육에 그치지 않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내서 프랑스 에꼴 르노뜨르 디플롬을 취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이들의 교육을 맡고 있는 이는 바로 성명주(42) 차장이다.
성 차장은 세계적인 프랑스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의 제과 중고급 과정을 이수, 로헝 뒤센 프랑스 최고급 기술자(MOFㆍMaster of France)에게 설탕공예, 초콜릿공예를 전수받았으며 2005년에는 국제 제빵대회에 한국 국가 대표 자격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제과제빵분야 최고 교육기관 '에콜 르노뜨르'에서 수학하는 등 SPC그룹 내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유능한 여성 파티셰로 꼽힌다.

현재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한불제과제빵기술학원의 프랑스 에콜 르노뜨르과정 강사로 있는 성 차장은 "파리바게뜨가 프랜차이즈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우수한 품질력을 전매장에 걸쳐 고르게 유지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도 찾기 힘들다"면서 "프랑스 현지에서도 인정할 만큼 파리바게뜨의 빵은 굉장히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오너의 '기술자에 대한 이해'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성 차장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덕분에 국내에서 파티셰라는 직업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일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 않다"며 "케이크에 크림 짜서 장식하는 것만 보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예술장인'이라는 점에서 외롭고 고된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어찌보면 제빵은 '생지반죽-성형-구워내기' 등 단순 반복되는 노동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 보통의 인내와 고통을 견디지 않고서는 장인의 경지에 오를 수 없다. 성 차장은 이를 "도를 닦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그는 "머릿속에서 생각한대로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을 때 가장 힘들다. 원하는대로 제품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이를 공개할 때면 만인 앞에 발가벗겨진 것처럼 항상 부끄럽다"고 겸손해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20년간 밀가루를 주무른 성 차장이지만 겸손함이 몸 깊숙이 배었다. 후배들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성 차장은 "비장한 각오로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볼 때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그를 멘토로 삼아 따라오려는 후배들도 많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야간에는 그에게 빵을 배운 한 후배는 결국 르노뜨르에 입학해 그와 같은 과 후배가 됐고, 제과점에서 생산일을 하면서 교육받은 또다른 후배는 현재 같은 SPC그룹의 연구원이 됐다.

인터뷰 말미에 미래의 파티셰를 꿈꾸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성공한 파티셰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선택한 직업을 사랑해야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365일 반복되는 일에서 스스로 발전하려면 제조의 모든 공정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하고 제과제빵을 마스터하기 위해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외로움, 한계를 이겨낼 수 있어야한다. 이 같은 본인의 실력이 겸손한 마음자세와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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