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건설사들이 2009년 초 4대강 사업 턴키공사 입찰을 앞두고 모의해 공사구간을 나눠 가졌다고 판단했다. 신동권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현대건설 등 6개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담당자들이 사전에 모의해 15개 공사구간을 나눈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거쳐 ▲현대건설(220억) ▲대우건설(97억) ▲대림산업(225억) ▲삼성물산(104억) ▲GS건설(198억) ▲SK건설(179억) ▲포스코건설(42억) ▲현대산업개발(50억) 등 8개 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모두 1115억 4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당초 이번 사건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현대·GS·대우·포스코·SK·GK·한화건설과 대림·금호산업,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12개사에 모두 1561억원의 과징금을 물리자는 의견을 냈지만, 전원회의를 거치면서 과징금 부과 대상과 규모가 모두 줄었다. 단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SK건설 등 6개사와 담당 임원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던 입장은 돌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집계한 15개 공구의 총 낙찰금액은 4조1000억원으로 예정가의 93.4% 수준이다. 경실련은 "일반적인 경쟁입찰 낙찰가가 예정가의 65% 수준인 걸 고려하면, 건설사들이 담합을 통해 적어도 1조원 이상 공사비를 부풀린 셈"이라고 주장했다.
전원회의 내내 혐의 사실을 부인했던 건설사들은 징계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고 해도 공정위의 처분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각종 담합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전(前) A건설 전무는 담합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30년 건설밥을 먹었고 15년을 현장소장으로 지내며 야전에서 나라의 기틀을 닦는데 기여했는데 이제와 이런 대접을 받으니 허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증거도 논리도 엉성하기 짝이 없다"면서 불복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심판정에서는 '촛불 변호사'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송 의원은 "앞으로 이 문제를 계속 들여다볼 것 같아서 이 자리에 왔다"며 "애초부터 건설사들이 혐의를 인정하는 건 기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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