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강조하다 "해결할 수 있다"로 바뀌어....책임론 의식해 입장 바꿨나?
지난 2일 광역지자체 최초 공무원 수당 일부 일시 체불 사태가 벌어진 후 인천시 안팎은 재정 위기에 대한 시민ㆍ공무원들의 불안ㆍ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송 시장은 3일 휴가와 주말을 거쳐 9일 업무에 복귀한 뒤 인천시청 홈페이지 시정일기 코너에 올린 글에서 최근의 재정난에 대해 "해결할 수 있다"며 그동안 위기를 강조하던 것과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언론에서 우리시의 재정문제가 집중 부각된 모양"이라며 "아시안게임과 지하철부채를 제외하면 부산, 대구보다 우리 인천이 훨씬 재정상태가 건강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시장은 지난 3일자 시정일기에선 "전임시장 시절 엄청난 부채와 벌려놓은 사업들에 세계경제 국내경기마저 최악인 상황이 겹쳐서 곤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경기장도 작년에 본격적으로 착공되고 지하철 2호선 공사도 주로 올해 내년에 집중적으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상황에서 타개책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그동안 '위기'를 강조해왔다.
이같은 송 시장의 입장 변화는 인천시 재정 위기의 책임 소재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직까지는 안상수 전 시장 책임론이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임기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계속 재정 문제가 부각될 경우 결국엔 송 시장 책임론이 힘을 얻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여론 지형이 바뀔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 일각에선 "언제까지 전임 시장 탓만 할 것이냐"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송 시장은 또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여야를 불문하고 우리시를 도와 중앙정부를 상대로 함께 노력할 정치인들이 선출될 것"이라며 "총선이 끝나고 나면 당선자들과 함께 시의 재정문제 대책을 허심탄회하게 상의하여 방향을 설정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 시장은 지난 2일 인천시가 공무원들에게 지급할 수당 일부(24억여 원)를 체불해 소동이 벌어진 직후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전격 휴가를 떠나 강화도 전등사에서 머물면서 석모도 유황온천 개발부지, 교동도 연산군 위리안치장소와 화계사 등을 둘러 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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