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체 추락보다 위험한 우주쓰레기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는 북한이 발사를 예고한 장거리미사일이 정상궤도를 벗어나 1단 추진체가 한국 영토로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요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북한 장거리로켓 추진체에 대한 요격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장거리미사일의 추진체가 영토에 떨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전에도 장거리미사일과 추진체가 같은 인공위성 발사체가 추락한 적이 있다.
러시아가 화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호가 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지난 1월 태평양 해상에 추락했다. 다행히 사람이 없는 해상에 추락했지만 포보스호는 방사성물질인 '코발트-57'과 맹독성 연료인 '하이드라진'을 다량 적재하고 있어 주변국들을 긴장에 떨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우주 선진국들은 위성 추락 피해를 막기 위해 우주 공간에서 위성을 파괴하는 '위성요격무기(ASAT· Anti-satellite weapon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위성 요격은 1985년 8월 13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미공군은 위성요격을 위해 F-15 전투기를 이용했다. F-15 전투기는 지상 24㎞까지 올라가 수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지구 상공 555㎞에 있던 우주 관측 위성을 파괴했다.
위성 요격 무기 개발은 2007년 1월 11일 중국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자국의 기상위성을 파괴하면서 불이 붙었다. 미국 역시 전투기를 이용한 위성 요격을 중단하고 이듬해 2월 해군 함정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고장 난 자국 첩보위성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위성 요격 무기는 미사일 중심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처럼 레이저를 쏘아 위성을 파괴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미 공군은 지난 2007년 보잉747기 앞머리에 장착한 저출력 레이저 발생기로 무인기를 파괴했으며, 2010년에는 고출력 레이저로 무인기 요격에 성공했다. 보잉747기 내부에는 레이저를 만드는 발전기가 들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공위성에 레이저를 쏘와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중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이 기술은 레이저 송수신 광학망원경을 초당 10도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300~2만5000㎞ 상공의 인공위성의 위치를 찾아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인공위성의 위치를 1각초(3600도분의 1) 이내의 정밀한 각도로 찾아낼 수 있다. 미국·일본 등이 보유하고 있는 레이저 위성추적시스템 성능도 정밀도가 1~2각초 정도이다.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파괴후 우주공간에 떠도는 우주쓰레기(Space Junk)를 처리할 해결방안은 아직 미지수다. 우주쓰레기의 공식명칭은 궤도 잔해(Orbital Debris)다.
우주공간에 떠돌아 다니는 우주쓰게기의 종류와 크기는 다양하다. 먼지만큼 작은 금속부터 수백kg의 우주선 부품도 있다. 또 개수만 10㎝ 이상이 약 1만9000개, 1~10㎝가 50만 개, 1㎝ 이하가 수천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우주쓰레기는 지상 800~1500㎞ 상공에 떠 있다. 지상 600㎞ 이하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통상 몇 년 정도면 지구 대기권으로 빨려 들어와 타버린다. 하지만 800㎞ 이상 고도의 쓰레기들은 수십~수백 년간 우주를 떠돈다.
이런 우주쓰레기는 우주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공위성에게는 치명적인 무기다. 우주 궤도를 도는 파편들은 그 속도가 시속 2만8000㎞(약 초속 8㎞)에 달하기 때문에 충돌하는 순간 대형사고다. 모래알 크기의 파편이라도 시속 160㎞로 날아가는 볼링공과 맞먹는 운동 에너지를 갖는다.
현재 우주기술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군용 레이저를 비롯해 소멸기능을 갖춘 위성을 개발중이다. 또 우주쓰레기 청소임무를 수행할 유인우주선도 개발중이다. 그만큼 우주공간내에서는 어느 미사일보다 더 위협적인 것이 '우주쓰레기'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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