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기업 가치 반토막, 매출 돌파구 찾아야
이석채 회장 2기를 앞둔 KT의 현주소는 KT 주가만큼이나 녹록치 않다. 이 회장은 1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2기 연임 을 확정짓는다. 그는 지난해 말 CEO추천위원회로부터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받았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이 회장은 2기 CEO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합병 당시 약속한 '3ㆍ3ㆍ7' 전략도 가물가물하다. 이 회장은 2012년까지 전체 그룹 매출을 2009년 당시보다 3조원 많은 27조원으로 끌어올리고, 영업 이익률도 3% 높여 11.4%를 달성할 것이며, 유ㆍ무선통합(FMC) 가입자도 7배 늘려 210만명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2011년 말 기준 KT와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그룹 매출은 29조로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8.29%로 오히려 후퇴했다. FMC는 서비스 자체가 유야무야됐다.
KT관계자는 "내부적 원인보다는 통신요금 1000원 인하, 포화 상태인 통신시장 등 외부 요인 때문에 경영 상황이 악화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었다면 당초 약속을 충분히 지켰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이석채 2기는 1기보다 더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KT 내부에서부터 "딱히 이렇다 할 성장동력이 안 보인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선통신시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에 KT는 '가정의 스마트화'로 새로운 유선시장을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기존 집전화 수요를 40~50대 주부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가정용 태블릿PC '스마트홈 패드'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통신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든 만큼, 비통신분야로 기업체질을 바꾸는 것 역시 과제다. KT는 올해 데이터서비스인 '클라우드'에 주력할 방침이다. 클라우드를 대중화하기 위해선 유통 채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LTE 도입이 늦어져 SKT는 물론 LG유플러스에도 한참 뒤쳐진 LTE 시장순위를 뒤집어야 하는 것부터가 이 회장의 발 등에 떨어진 숙제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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