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5일(현지시간)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개막에 앞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5%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2005년 이래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 8%를 끌어내린 것이다. 중국의 이번 전략 변화는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과 관련해 중국 지도자들이 좀더 완만하게 성장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이제 국가 주도의 투자로 경기를 부양하지 않고 수출주도형 성장 방식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원 총리는 "지속불가능한 발전 문제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급하고 어려운 일"이라며 중국 경제에 구조조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 동안 중국의 성장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국영기업과 지방정부의 반발에 부닥쳐 목소리는 잦아들고 말았다.


원 총리는 정부공작보고에서 최저 임금을 점차 인상하고 소비자 신용 대출을 늘리기 위해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연금ㆍ의료보험 시스템을 개선해 가계가 좀더 지갑을 열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의 스테판 그린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인들의 월급 봉투가 더 두툼해질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중국 경제가 소비주도형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내수 진작은 대외수지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이 사회보장을 강화하고 내수를 진작시키면 경상수지 흑자폭은 줄 것이다. 그 동안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려 애써왔다. 200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0.1%였던 흑자폭은 지난해 2.7%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는 더 가속화할 듯하다.


중국의 성장전략 변화는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사회간접자본, 전력생산, 수출산업에 대한 투자 속도가 줄어 철강, 콘크리트, 석유 및 기타 원자재 수요는 줄 듯싶다. 따라서 지금까지 중국에 자원을 수출해온 브라질, 중동, 호주 같은 자원 부국들이 타격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장전략 변화가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이 앞으로 저공해 산업에 대한 소비를 늘리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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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향후 중국이 일자리 창출에 좀더 관심 기울이면서 미국산ㆍ유럽산이 아닌 자체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관광, 하이테크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함으로써 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되지만 성공 여부는 중국 지도부가 이를 얼마나 잘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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