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량 보잉 두배 수준
에어버스는 지난해 100개 이상 좌석을 가진 항공기 534대를 인도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10년의 510대에 비해 4.7% 증가했다. 앞서 보잉은 지난해 477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신흥시장 덕분에 사상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문 비중이 30%를 넘었다고 에어버스는 설명했다. 또 에어버스는 연료 소비를 줄인 'A320 네오' 항공기의 성공이 실적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에는 분위기가 바뀔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올해 '737 맥스' 기종에 대한 수요 덕분에 보잉이 더 많은 수주량을 기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존 리히 에어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A320 네오의 수요가 줄면서 에어버스의 올해 수주량이 65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버스와 보잉은 글로벌 항공기 제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100~200개의 좌석을 가진 소형 항공기 시장에서는 에어버스가 70%의 시장점유율을, 275~375개의 좌석을 가진 대형 항공기 시장에서는 보잉이 7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리히가 지적했듯 보잉이 올해 다시 에어버스를 제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에어버스의 누적 수주량이 4437대로 보잉의 3771대를 크게 웃돌고 있어 에어버스의 어려움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버스는 올해 항공기 인도량을 570대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리히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항공기 수주량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그는 "세계 경제에 힘겨운 한 해였지만 항공기 이용은 증가하고 있으며 항공기 여행을 할 수 있는 중산층의 숫자는 향후 20년 안에 3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작년보다 더 어렵겠지만 우리는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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