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지갑 말랐다
증시부진 장기화에 자금 얼어붙어
펀드서만 이달들어 12조 유출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 직장인 이모씨(31)는 최근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1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반년만 굴리려는 생각으로 여유자금을 털어 주식에 투자했다가, 유럽재정위기 이슈로 국내 증시가 급락해 매도 시점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손실률도 30%를 웃돌아 손절매는 두렵고, 급하게 쓸 돈은 차라리 대출로 마련하자는 결론을 냈다.
개인투자자들의 지갑이 마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에 따른 증시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주식이나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멈춘 상태다. 오히려 대규모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연말 투자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특히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이 두드러진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형 및 혼합·채권형·머니마켓펀드(MMF) 등 펀드에서 이달 들어 총 12조79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26일 기준). 이날 하루 유출액만 2조원을 웃돈다. 연일 저가매수 자금이 유입되던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도 490억원이 빠져나갔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연일 줄어들어 올해 들어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연초 38조5017원(법인 제외)에 달했던 잔고는 31조1490억원으로 20% 가까이 줄었다. CMA 시장 1위였던 유안타증권 유안타증권 close 증권정보 003470 KOSPI 현재가 6,47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6,570 2026.05.14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유안타증권, AI 기반 영상형 컴플라이언스 교육 '준법·라이프' 도입 유안타증권, 정기 주주총회 개최…"고배당 정책 유지" 유안타증권, 금융센터평촌지점 '반도체 산업' 투자설명회 개최 이 종금 라이선스 만료로 손을 뗀 영향도 있었지만, 이탈 투자자들이 다른 CMA에 가입하거나 주식 투자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이달들어 개인은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 총 1조454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마련하려는 투자자들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7일 기준 전체 증권사 예탁증권담보융자 잔고는 7조57억원을 기록해 4개월만에 최고치로 증가했다. 예탁증권담보융자는 금융기관이 유가증권을 담보로 잡고, 주식 보유자에게 대출해주는 것으로 신용융자(대출용도 주식투자로 한정)와는 달리 대출금용도에 제한이 없다. 신용융자는 이날 현재 4조5401억원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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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지난 금융위기에 대한 학습효과로 이번 급락 초기에는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고 증시에 진입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반등 시기가 생각보다 늦어지고,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아 주식이나 펀드 투자에 다소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증시를 부양할만한 대형 호재가 등장하지 않는 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주변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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