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종상향 결정 앞둔 가락시영 가보니..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박미주 기자]3종주거지역 종상향 여부가 결정될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는 흡사 태풍의 눈 같았다. 아파트 외벽 페인트칠은 벗겨져 있고 현관문은 곳곳이 녹슬어 있다. 아파트 매매거래도 뚝 끊긴 상태다. 그야말로 아파트단지가 을씨년스런 분위기다.
인근 K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가 아주 끊겼고 방문객도 문의전화도 실종 상태"라며 담배만 태워댔다. 바로 옆 중개업소에 들어서자 "간만에 손님인 줄 알았더니…"라며 실망하는 눈치가 역력했다.지난달 중순 종상향 결정이 보류된 이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다. 가락시영1차 40.09㎡(전용면적)의 현재 시세는 4억8000만~5억원이다. 일주일전 주보다 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종상향 안건 상정 보류와 개포지구 재건축 심의 보류에 따른 불안감, 은마아파트의 주민 공람 거부 등이 아파트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지 내 D부동산 중개소업소 관계자는 "종상향 안건 등이 보류되면서 재건축 사업 자체가 너무 지체됐다"며 "기다림 끝에 종상향이 된다면 집값이 오르겠지만 반대라면 하락폭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칼자루는 서울시가 쥐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시영 조합원 상당수는 이번 결과에 상관없이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길 바라고 있다. 아파트 노후화가 상당한 데다 이미 1200가구가 이주했기 때문이다. 가락시영1차는 3600가구, 2차는 3000가구로 총 6600가구로 구성돼 있다. 두 아파트는 각각 81년, 82년에 건립됐다. 지난 2000년 안전진단을 받으면서 재건축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재건축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간 분쟁과 종 상향 조정 안건 등이 걸림돌로 작용, 사업이 지연됐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조합에서는 이주비로 가구당 1억1000만~1억3500만원씩 지급했지만 사업 속도는 전혀 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재건축조합은 이번 종상향 여부 결정 시기를 계기로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송규만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조합 사무국장은 "종상향이 되든 안 되든 서울시와 협의해 재건축을 빨리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상향이 이뤄질 경우 인근 중개업자들은 아파트 시세가 5000만원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종상향이 좌절되면 1000만~2000만원 정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다른 재건축 아파트가 단기적으로 가락시영 흐름을 따라갈 순 있지만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달 2일 가락시영이 소위원회 종상향 통과로 가격이 잠시 올랐을 때 종상향을 추진 중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가격이 꿈쩍하지 않았다는 게 근거다. 둔촌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고덕이나 둔촌의 주공아파트 시세에 종상향 기대감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종상향이 좌절돼도 주변 재건축 아파트가가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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