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거래가 위험 수준으로까지 뚝 떨어졌다면서 부동산업계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은행권 타격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FT가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CBRC는 지난 4월 중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가 30% 급감할 때, 부동산 가격이 50% 떨어질 때 금융시스템 건전성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중국 15개 주요 대도시의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 동기대비 39%나 급감해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기준선인 거래 낙폭 30%를 뛰어 넘었다. 중국 전역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부동산 거래는 11.6% 떨어져 9월 7%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거래 급감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현금 흐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까지 놓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2009~2010년 은행권 대출이 활발한 시기에 많은 자금이 부동산 업계로 흘러들어 갔다며, 부동산 업계가 직면한 디폴트 위험이 중국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CBRC는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관련 문서를 검토한 한 애널리스트는 "당시 테스트에서는 부동산 거래 급감과 가격 하락이 은행권 담보대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부동산 개발업체가 보유 부동산을 팔지 못하고 지방정부도 더 이상 토지 매각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하면 은행권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CRBC의 고위 관료들도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한 CRBC 고위 관료는 "중국 은행들은 대형 국유기업에 해준 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못 채고 있는 거 같다"면서 "또 담보대출에 대한 영향이 회계장부에 다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FT는 CBRC가 중국 은행권에 대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마치 앞서 유럽연합(EU)이 유럽 부채 위기의 타격을 과소평가한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것과 유사할 정도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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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중국 정부가 고공행진 하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책을 쓰면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는 했지만, 가파르게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제 전반을 흔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3%는 부동산 건설 시장에서 나올 정도로 부동산업계가 중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는 점을 반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FT를 통해 "부동산 가격 하락은 철강, 시멘트 같은 원자재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산업생산의 전반적인 감소와 투자, 고용시장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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