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월급 이라더니" 원금 '까먹는' 월지급식 펀드
부진한 운용 성과···국내 주식형 6개월 수익률 -16%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1억원을 맡기면 매달 50만원씩 운용수익을 나눠 준다던 월지급식 펀드. 하지만 일부 펀드는 원금을 깨서 월급처럼 나눠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현상과 베이비붐 세대 은퇴시기가 맞물리며 월지급식 펀드가 급성장했지만 부진한 운용 성과로 원금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월지급식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6.00%로 나타났다. 6개월전에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그동안 받은 월 분배금은 모두 자신의 원금에서 나온 셈이다. 개별상품으로는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 1(주식)Class C 2'의 6개월 수익률이 -19.27%로 가장 부진했다. 6개월간 분배금을 지급한 뒤에 남은 자산을 토대로 계산한 수익률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상당한 원금훼손이 발생한 상태다.
월 분배율을 원금의 0.5%로 정한 상품의 경우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원금대비 연간 6%의 운용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지만, 이렇게 원금이 줄어든 상태에서는 더 높은 운용 수익률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높여진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원금을 추가로 깨서 분배금을 지급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신건국 제로인 연구원은 "국내 월지급식펀드 중 주식형, 혼합형 펀드들은 올해 8월부터 시작된 주식시장 조정에서 영락없이 부진한 수익률을 나타냈다"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수익금에서 일정부분 지급한다는 월지급식 펀드의 취지에 어긋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판매가 급증한 월지급식펀드의 광고와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월급처럼', '예금처럼' 등 용어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하나대투증권 임세찬 연구원은 "월지급식 상품이라는 말에 현혹돼 무작정 가입하기 보다는 적절한 초과수익과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한 운용전략을 갖췄는지 살펴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며 "절대금리수준이 높은 해외채권 펀드로 구성된 상품이 주식형이나 채권혼합형보다 안정적인 분배수익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월지급식 펀드는 지난 2007년 2개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서만 27개의 상품이 신규로 출시됐다. 설정액 역시 올해 초 2006억원에서 현재 8237억원으로 4배 가까이 불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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