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스마트폰의 그늘 性채팅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 정준영 기자] 스마트폰이 청소년 성매매를 원하는 이들에게 '스마트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조건만남, 음란 채팅 등 컴퓨터 인터넷상에서만 가능하던 것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보다 쉽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똑똑해진 세상'의 이면에는 이처럼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 19일 기자가 직접 '미성년 여성'이 돼 찾아가본 '스마트폰 채팅' 세상은 이런 우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우선, 스마트폰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마켓 검색창에 '채팅'을 입력해 나온 앱 중에서 '랜* 채팅'을 찾아가 봤다.
결제를 마친 뒤 '17세이상 등급물로 승인이 필요합니다'란 경고문구가 나왔지만, 이후 아무런 성인 인증 절차 없이 '승인' 버튼을 누르니 입장이 허용됐다. 대화명을 입력하고 채팅 버튼을 누르자 'Bcupwan*'라는 대화명을 가진 상대가 들어왔다. 그 이외에도 '부산ㄴㅈ','M*n' 등의 상대가 무작위로 연결됐다.

이들의 대화패턴은 한결 같았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ㄵ'(남자ㆍ자신의 성별)라고 말한 뒤 상대의 나이를 묻고, "17세"라고 답하자 '특정 신체 부위를 보여 달라', '만나서 즐기자'는 등 노골적인 요구를 쏟아냈다.

이런 사이트는 이곳 말고도 스마트폰 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whos*ere", '1*m', 'Hith*r*' 등은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심한 곳'으로 유명한 앱이다. 이 중에는 '15~17세만 20만원'이라는 제목으로 '미성년자 만남'을 대놓고 주선하는 채팅방이 운영되는 곳도 있었다.
문제는 스마트폰 앱의 경우 성인인증 절차가 지나치게 간소하다는 점이다.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 화상채팅사이트에 접속하는 경우 접속 시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부모의 명의를 도용하는 경우가 많아, 그 실효성에 많은 문제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이마저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점을 노려 스마트폰 채팅방을 이용해 청소년들과의 접촉을 시도하려는 성인 남성들의 수가 스마트폰 확산과 동시에 늘고 있다.

이런 맹점이 한 때는 '용감한 시민상'을 받았던 영화배우 유모씨(34)가 여고생을 성폭행하는 사태까지 낳았다. 그가 피해 여고생을 알게 된 곳 역시 스마트폰 채팅방이었다. 스마트폰 채팅으로 만나 성관계를 한 번 가진 뒤 피해자가 더 이상의 관계를 거부하자 지난달 10일 "얘기만 나누자"며 불러내 서울의 한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것이다.

유씨를 지난 18일 구속기소한 김진숙(사진)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부장검사는 남녀의 부적절한 만남을 유도하는 '음란성 채팅'이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그 '번식의 장'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대한 적절한 단속방안, 특히 애플리케이션의 철저한 성인인증 절차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게 김 부장검사의 지적이다.

김 부장검사는 20일 기자와 만나 인터넷이 지금까지 성범죄의 온상이었다고 지적한 뒤 "아직까진 인터넷 채팅을 통해 이뤄진 만남이 주를 이루지만 최근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도 새로운 성범죄를 양산하는 텃밭이 되고 있어 정말 큰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검사는 이어 "특히 청소년과 장애인이 채팅을 통한 만남에 자주 노출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스마트폰의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인증절차를 강화하거나, 미성년자 셧다운제의 적용대상을 조정하는 등 관련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검사는 또 "청소년 등 미성년자가 부모의 아이디를 도용하는 사례를 막으려면 유해한 채팅이 이뤄질 때마다 그 내용이 아이디 명의자 본인에게 통지되도록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정준영 기자 foxfury@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尹 "부처님 마음 새기며 국정 최선 다할 것"…조국과 악수(종합2보) 尹 "늘 부처님 마음 새기며 올바른 국정 펼치기 위해 최선 다할 것"(종합) 범죄도시4, 누적 관객 1000만명 돌파

    #국내이슈

  • 여배우 '이것' 안 씌우고 촬영 적발…징역형 선고받은 감독 망명 뉴진스, 日서 아직 데뷔 전인데… 도쿄돔 팬미팅 매진 300만원에 빌릴 거면 7만원 주고 산다…MZ신부들 "비싼 웨딩드레스 그만"

    #해외이슈

  •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비계 삼겹살' 논란 커지자…제주도 "흑돼지 명성 되찾겠다" 추경호-박찬대 회동…'화기애애' 분위기 속 '긴장감'도

    #포토PICK

  •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크기부터 색상까지 선택폭 넓힌 신형 디펜더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CAR라이프

  •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