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만 1조이상 이탈, 증권사 패닉
포트폴리오 전환에 단타매매까지 자금 잡기 총력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지선호 기자] #지난해 자문형랩 열풍을 따라 관련 상품에 가입했던 임 모씨는 최근 예치금 전액을 환매하기로 했다.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는데도 이렇다할 돌파구가 제시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일부 자산가들이 저가 매수전략으로 추가자금을 넣고 있다고는 하지만 임 씨는 랩상품의 운용능력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이러다간 반토막 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는 중국펀드 꼴이 날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때 공격적인 투자로 인기를 끌었던 자문형 랩이 지난달부터 불어닥친 급락장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돈을 빼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 증권사들도 고객 자금을 묶어두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변동성 큰 장세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가 하면 단기매매를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8월 한달새 1조이상 이탈= 26일 금융감독원과 각 증권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전체 증권사의 자문형 랩 잔고(평가액 기준)는 7조6619억원으로 전달말에 비해 1조2000억원 가량 급감했다. 자문형 랩의 종가인 삼성증권의 잔고는 지난 7월 3조3600억원 정점을 기록한 뒤 8월말 현재 2조7200억원을 뚝 떨어졌다. 한달만에 23%나 줄어든 셈이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3월말 1조4800억원에 이르렀던 잔고가 8월말에는 1조500억원으로 줄었다.


◆"원상회복에 3년 걸려"=한 대형 증권사의 PB는 "기존에 수익을 낸 고객들이 원금 손실이 없는 수준에서 환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 자금들을 물가연동형 채권이나 월 분배형 ELS 상품 등 안전자산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형 랩 상품은 주식 편입 종목이 10~15개에 불과, 펀드에 비해 위험 분산 효과가 적기 때문에 급락장이나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단기 손실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른 증권사의 고객담당 PB는 "폭락장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필요한 기간을 최장 3년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유출 막아라"=우리투자증권의 한 PB는 "랩가입자들에게 투자기간을 길게 내다볼 것을 설득하고 있다"며 "지수가 폭락해도 쉽게 환매에 나서지 않는 고액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변동성 큰 박스권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매매를 통해 공격적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곳도 있다. 대형 증권사의 자문형랩 담당자는 "내수주들이 견조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거래량이 부족해서 대규모 랩이 편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며 "거래량이 뒷받침되는 차화정(자동차ㆍ정유ㆍ화학)의 대형주 위주로 매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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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문사는 현금비중을 50%로까지 늘린 곳도 있다. 환매에 대비하는 한편으로 고수익처를 발굴했을 때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별로 현금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 이상 가져가고 있다"며 "등락폭이 큰 장이기 때문에 성과관리 차원에서 현금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잘 나가던 랩의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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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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