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경제도 과학처럼 다뤄야 살아남는다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말하는 미래시장 지배자는 누구일까.
2002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버논 스미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 질문에 대해 "이젠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보이는 손'이 시장을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은 더 이상 시장을 지배하지 못하므로 '보이는 손'으로 시장의 흐름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가 말하는 '보이는 손'의 역할을 중시하는 게 바로 '실험경제학'이다. 실험경제학엔 과학자처럼 경제를 탐구해야 한다는 원칙이 녹아있다. 자연을 관찰만 하는 게 아니라 실험까지 하면서 질문을 던지는 과학자의 태도로 경제 현상을 실험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다.
1940년대에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챔벌린 교수가 한 최초의 시장실험에 참여했던 스미스 교수는 몇 년 뒤 퍼두대학교에서 경제학 개론을 가르치면서 시장실험에 본격 나섰다.
교실 칠판에 매도가격과 매수가격을 적는 방식으로 이중 구두 경매 실험을 진행한 스미스 교수는 이 실험에서 시장 효율성을 새롭게 발견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았다.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정보 불균형이 시장 흐름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이다.
'보이는 손'으로만 이뤄진 시장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미스 교수가 제시한 건 '스마트 시장'이다. 1980년대 초 스미스 교수의 제자인 로스 밀러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시장 신호 실험을 했다. 생산자들이 신발을 팔면서 그 신발의 품질을 줄무늬, 색이 다른 동그라미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한 실험이다.
처음엔 신발의 품질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몰랐던 구매자들은 차차 시장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기 시작했고, 실험 결과는 '보이는 손'이 만들어낸 신호가 '보이지 않는 손'을 중심으로 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람의 지능, 시장을 연결해주는 온갖 기기 등이 어우러진 '스마트 시장'은 이렇게 스미스 교수가 주장하는 '보이는 손'의 힘을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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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 교수는 최근 펴낸 '실험경제학'에서 이 같은 실험 결과들을 예로 들며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을 지금도 믿고 있다면 전 세계 시장은 제2의 블랙먼데이를 반드시 겪게 될 것"이라며 "시장을 움직이는 요소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험실에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현명하게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험경제학/ 버논 스미스ㆍ로스 밀러 지음/ 권춘오 옮김/ 일상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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