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35·이형택테니스아카데미 이사장)이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내놓았다. 조급함은 버리되 더 넓은 무대를 향해 묵묵하게 전진하라는 제언이다.


이형택은 25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막을 내린 2011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한솔코리아오픈(총상금 22만 달러) 관전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이형택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랭킹 36위까지 오르며 2000년 US오픈 16강을 포함,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테니스 스타다.


이형택은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솔코리아오픈을 지켜본 소감과 자신의 뒤를 이어 한국 테니스를 이끌 후배들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이형택은 “한솔오픈이 8회째를 맞아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세계적인 선수들의 참여로 인식이 좋아졌고 시설이나 지원 면에서 많이 발전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형택은 "다만 한국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2004년 시작된 한솔오픈대회에서 아직 본선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해 주최측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오른 김소정(316위, 한솔제지)도 1회전서 탈락했다.


이형택은 한국 테니스가 부진한 이유로 엘리트중심의 환경과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들었다.


엘리트중심의 학교체육은 선수들의 기본기보다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급학교 진학이 우선이다 보니 지도자나 선수 모두 성적을 내는 데 집중한다.


이형택은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순발력과 조정능력, 발 움직임 등의 기본기를 많이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트로크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기본기가 바탕이 되면 자연히 갖춰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들의 국제무대 경험 부족도 안타까워했다. 부상 위험과 국내 대회 성적만을 강조하는 풍토 때문에 국제대회 출전을 꺼리는 경향을 지적했다. 금전적인 부분과 언어문제도 고민이다.


2000년 당시 24살의 나이로 US오픈에 참가했던 이형택은 “좀 더 일찍 국제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아쉬움을 느꼈다. 주니어(14~16세) 때부터 해외 경험을 많이 쌓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더했다.


이형택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외국 선수들은 경기에 지더라도 과정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성적 위주의 시스템에만 익숙해 힘들거나 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쉽게 포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솔오픈에서 우승 후보들이 탈락하는 것을 예로 들며 “이것이 테니스다. 이기고 지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장의 성적에만 연연하지 말고 지는 것도 과정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현재 춘천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테니스아카데미를 운영중인 이형택은 지도자로서도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 현재 지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경기장에서의 행동과 태도라고 한다.


이형택은 “지고 있어도 이기는 듯 당당하게 경기를 하라”며 멘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묵묵하게 자기 길을 가라. 지더라도 극복해야 한다”며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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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5일 벌어진 단식 결승에서는 마리아 호세 마르티네스 산체스(36위, 스페인)가 갈리나 보스코보에바(82위, 카자흐스탄)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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