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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서 상대에게 주먹 날린 러 재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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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서 상대에게 주먹 날린 러 재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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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러시아 금융·미디어 재벌 알렉산데르 레베데프(52·사진)가 현지 NTV 토크쇼 녹화 현장에서 패널로 함께 출연한 부동산 재벌 세르게이 폴론스키(38)의 얼굴을 두 차례나 가격한 이후 그가 누구인지 새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베데프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폴론스키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 녹화 내내 자신을 약 올리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험악한 상황에서 먼저 맞을 이유가 없어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것"이라고 변명했다.
러시아 TV에서는 정치 토론쇼 중 주먹다짐이 벌어지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1995년 국수주의자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토론 중 다른 출연자에게 음료수 잔을 집어 던진 일이다.

시청자 앞에서 추태를 벌인 레베데프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그는 옛 소련의 악명 높은 국가 정보기관이었던 국가안보위원회(KGB) 요원 출신으로 영국 일간 이브닝 스탠더드와 인디펜던트를 소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해킹 사건으로 폐간된 영국 일요 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 자산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베데프는 옛 소련 수구(水球) 대표 출신으로 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모스크바 태생인 그는 1982년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세계 사회주의 경제학 연구소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다 KGB에 들어가 1992년까지 근무했다.
KGB 시절 외교관으로 위장해 런던에서 근무할 당시 레베데프의 임무는 러시아에서 흘러나오는 자본을 감시하는 것이었다. 이때 그가 정보를 얻는 데 활용한 매체가 바로 이브닝 스탠더드다.

레베데프는 KGB에서 떠나자마자 '러시아투자금융'이라는 업체를 설립했다. 1995년 러시아투자금융은 적자에 허덕이던 내셔널 리저브 뱅크를 사들였다. 이후 급성장을 거듭한 내셔널 리저브는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은 대형 은행 두 곳 가운데 하나다.

레베데프가 이끄는 지주회사 내셔널 리저브 코프의 핵심 기업이 내셔널 리저브다. 내셔널 리저브 코프는 20억 달러(약 2조2700억 원)에 상당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레베데프의 재산이 35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셔널 리저브 코프는 육류가공, 건설, 섬유, 통신, 교통, 전력, 화학, 여행 등 숱한 분야에 투자해왔다.

레베데프는 한때 타블로이드 신문 '모스코프스키 코레스폰덴트'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모스코프스키 코레스폰덴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블라디미르 푸틴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로 딸 같은 나이인 알리나 카바예바와 약혼했다고 보도한 지 얼마 안 돼 폐간됐다.

레베데프가 이브닝 스탠더드 지분 75.1%를 1파운드에 사들인 것은 2009년 1월이다. 그리고 이듬해 3월 인디펜던트와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도 1파운드에 매입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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