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정치권을 벼락처럼 몰고 간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바람에 증시의 단골 테마인 정치인 테마주들이 다시 한번 들끓었다. 안 교수가 창업한 안랩 안랩 close 증권정보 053800 KOSDAQ 현재가 63,100 전일대비 1,400 등락률 -2.17% 거래량 15,298 전일가 64,500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안랩, 산업통상부 주관 '2026년 K-수출스타 500' 사업 선정 안랩, 1분기 매출 591억· 영업이익 19억원 안랩, NATO 주관 국제 사이버 공격 연합훈련 참가…"실전 경험으로 통합 대응 역량 점검" 부터 안철수연구소와 협력하기로 한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안랩, 산업통상부 주관 '2026년 K-수출스타 500' 사업 선정 안랩, 1분기 매출 591억· 영업이익 19억원 안랩, NATO 주관 국제 사이버 공격 연합훈련 참가…"실전 경험으로 통합 대응 역량 점검" 까지 동반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안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 지지를 하자 박원순 테마주들이 뒤를 이었다. 박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풀무원 풀무원 close 증권정보 017810 KOSPI 현재가 11,100 전일대비 130 등락률 -1.16% 거래량 14,381 전일가 11,230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가까스로 버텼다"…식품업계, 포장재·환율 변수 2분기 '먹구름' 저당에 고소함까지…'특등급 국산콩 두유' 두 달 만에 판매량 120만개 돌파 [오늘의신상]여수 돌산갓김치로 만두를? , 박 변호사가 임원으로 활동했던 웅진재단의 웅진 웅진 close 증권정보 016880 KOSPI 현재가 2,460 전일대비 35 등락률 -1.40% 거래량 177,657 전일가 2,495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특징주]웅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 인수 효과에↑ [특징주]'프리드라이프 인수완료' 웅진, 10%대↑ [특징주]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눈앞'…신고가 경신 , 박 변호사의 동아리 동기가 회장으로 있는 YG PLUS YG PLUS close 증권정보 037270 KOSPI 현재가 4,640 전일대비 5 등락률 +0.11% 거래량 126,392 전일가 4,635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특징주]하이브의 지분매각…YG PLUS, 6%대 약세 '15%룰' 묶인 넥스트레이드, 53개 종목 추가 거래 중지 [특징주] YG PLUS, 넷플릭스 '케데헌' IP확장…음원유통 협업 부각 강세 등이 시세를 냈다.

하지만 이들 테마주의 생명력은 길지 않았다. 안철수연구소와 클루넷은 안 교수의 불출마 선언에 급락했고, 풀무원홀딩스 등은 박 변호사가 사외이사를 사임했다는 소식에 역시 급락 반전했다.


이같은 테마주의 역사는 한국증시가 본격적으로 일반 투자자들과 가까워진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 해인 1985년말 코스피지수(당시 종합주가지수)는 163.37이었다. 이때부터 본격 상승을 한 지수는 1989년 3월 사상 처음으로 1000을 돌파했다.

테마주도 이 무렵 본격 태동했다. 당시를 강타한 가장 황당하고, 강력했던 테마는만리장성 4인방이었다. 만리장성 4인방은 북방외교가 한창 진행되던 1987년말과 1988년초, 주목받았던 종목들이다.


당시 대한알루미늄(2001년 3월 상장폐지)이 '중국 정부가 관광명소인 만리장성에 바람막이를 설치하기로 했는데 거기에 필요한 알루미늄 새시를 전량 납품한다'는 소문과 함께 급등을 시작했다. 그러자 검정고무신을 제조하던 태화(1999년 5월 상장폐지)가 뒤를 이었다. '이 공사에 동원되는 인부들이 신을 신발을 전량 납품하게 됐다'는 루머의 힘이었다.


이어 '인부들의 간식으로 쓸 호빵을 대게 됐다'는 루머를 등에 업은 삼립 삼립 close 증권정보 005610 KOSPI 현재가 46,450 전일대비 200 등락률 -0.43% 거래량 1,848 전일가 46,650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오늘의신상]"아이를 위한 건강 베이커리"… 삼립, 키즈 브랜드 '키키오븐' "포켓몬빵부터 라면까지 싹 내린대"…다음달 1일부터 바뀌는 가격표 삼립, 도세호·정인호 각자대표 체제 전환…"경영 혁신 추진" 이 합류했다. 대미는 한독약품이 장식했다. 인부들이 호빵을 먹다가 체할 때 먹는 소화제로 이 회사의 '훼스탈'이 공급된다는 황당한 시나리오 덕이었다.


당시 건설주들이 동반 급등을 했는데 건설화학과 건설증권이 '건설'이라는 종목명 덕에 함께 상한가 행진을 벌이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새천년, 닷컴 버블이 한창일 때도 이런 황당한 일은 벌어졌다. 네티션닷컴(현 데코네티션)이란 의류업체가 '닷컴'이란 사명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동반 급등을 했다. 이 때문인지 당시 코스닥에서는 사명 변경 열풍이 불기도 했다.


2001년 9.11 테러로 전쟁 관련주들이 급등할 때도 황당한 테마주의 이상 급등은 있었다. 광림특장차(현 광림)란 종목이 사명에 '특장차'가 있다는 이유로 상한가를 쳤다. 광림특장차는 군납도 하지만 크레인 등을 만드는 회사인데 특장차란 이름 때문에 특수장갑차를 만든다고 잘못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더 황당한 것은 콘돔 제조업체 빌리언스 빌리언스 close 증권정보 044480 KOSDAQ 현재가 1,355 전일대비 40 등락률 -2.87% 거래량 184,233 전일가 1,395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특징주]한한령 해제 기대감 찬물…엔터株 약세 블레이드 Ent, 美 드웰파이와 실물 금주화 STO 개발 MOU 블레이드 Ent,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 자회사 ‘엑스와이지 스튜디오’ 설립 의 급등이었다. 9.11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면서 전쟁 관련주들이 급등할 때 동반 급등했는데 상승 이유가 가관이었다. 혈기왕성한 군인들이 전쟁터에 나가면 콘돔을 많이 사용할 것이므로 수혜주가 된다는 것이었다. 이 논리(?)에 아프간은 아랍국가라 콘돔을 사용할 곳(?)이 없다는 반박이 나오자 이번엔 더 황당한 이유가 나왔다. 중동은 모래바람이 불어 총구에 모래바람이 들어가므로 콘돔을 총구를 막는데 사용할 것이란 개그에나 나올 법한 얘기들이 회자됐다.


2004년에는 황우석 박사가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표지를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장식하면서 바이오주들이 기승을 부렸다. 당시 리더스코스메틱 리더스코스메틱 close 증권정보 016100 KOSDAQ 현재가 1,620 전일대비 39 등락률 -2.35% 거래량 10,007 전일가 1,659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엘스퀘어에스, 美 글라스기판 고객사와 PSPI 신뢰성 테스트 완료 [특징주]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방침에 화장품株 일제히 급등 [e공시 눈에 띄네]코스닥-21일 가 수십배 오르며 대장주 역할을 했는데 성체줄기세포 연구기업인 FCB파미셀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조아제약 조아제약 close 증권정보 034940 KOSDAQ 현재가 861 전일대비 14 등락률 -1.60% 거래량 26,883 전일가 875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조아제약, 어린이 배변활동 건기식 '쾌변잘크톤' 출시 조아제약, '헤포스시럽' 리뉴얼… '헤파토스시럽' 출시 조아제약, 저용량 에스트로겐 사전피임약 '굿포미정' 출시 은 형질전환돼지를 연구사실이 부각되며 급등했다. 두 종목 모두 황 박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었지만 황 박사가 연구하던 분야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폭등을 했다.


2006년부터 시장을 강타한 테마는 자원개발 테마였다. 헬리아텍(2009년 4월 상장폐지)이 파푸아뉴기니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10배 이상 급등하면서 시작된 자원개발 열풍은 2007년과 2008년까지 코스닥을 휩쓸었다. 당시 사업목적에 해외자원개발업을 추가한 기업만 200개가 넘을 정도였다.


2007년 이후 최고 테마주는 대운하 테마주였다. 당시 유력 대선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대 대운하 공약을 등에 업고 중소 건설사들이 급등했는데 테마의 이유는 과거 테마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삼호개발 삼호개발 close 증권정보 010960 KOSPI 현재가 3,655 전일대비 55 등락률 -1.48% 거래량 13,515 전일가 3,710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HUG 보증 들고온 LH…"미분양은 우리 책임, 안전·파업 지연은 증액 불가"(종합) "3~4곳 추가 부도"…정리대상 된 중견 건설사 [건설위기 보고서] "50%라도 버틸 힘 생겼다"…건설·부동산업계, 정부 미분양 매입에 숨통 이화공영 동신건설은 수중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주목을 받았다. 운하공사를 하려면 수중면허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삼목정공은 철재거푸집을 생산한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합류했다.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5.15 09:55 기준 관련기사 HUG 보증 들고온 LH…"미분양은 우리 책임, 안전·파업 지연은 증액 불가"(종합) "3~4곳 추가 부도"…정리대상 된 중견 건설사 [건설위기 보고서] "50%라도 버틸 힘 생겼다"…건설·부동산업계, 정부 미분양 매입에 숨통 은 1990년대 북악터널 공사를 했다는 점이 부각되며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려면 소백산맥을 터널로 뚫어야 한다는 논리가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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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거 20여년을 증시의 부침과 함께 명맥을 이어온 테마주들의 근거는 대부분 약하다. 이 때문에 한때 테마의 힘으로 급등했던 종목들은 거품이 꺼지며 예외없이 폭락했다. 일부는 상장폐지되며 증시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테마주의 유혹은 달콤하다. 실적과 관계없이 단기간 몇십퍼센트 오르는 건 식은 죽 먹기처럼 보인다. 일부는 몇배, 몇십배씩도 급등한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 주가는 반드시 제자리를 찾게 된다. '나만 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 상투를 잡은 뒤 하는 후회는 소용이 없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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