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사 노조 설문조사
교육청 '청렴 배너' 한심

경북지역 교사 51%가 학부모 악성민원 등의 이유로 사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교사노동조합(위원장 이미희)은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경북지역 초중고 교사 40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1년 내 사직이나 의원면직을 고민한 경북 교사는 무려 51%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북지역 교사 51%가 사직을 고민한다는 설문조사 분석표.

경북지역 교사 51%가 사직을 고민한다는 설문조사 분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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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교단을 떠나려 하는 결정적 원인 1위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63%)'이었으며, 이어 '보수 등 경제적 처우 불만족(36%)'의 이유가 2위로 나타났다.

2024년 교사의 담임 수당과 보직 수당이 20년만에 올랐지만, 여전히 교사들은 담임과 보직 맡기를 기피하고 있다. 담임 기피의 가장 큰 이유는 '학부모 상담 및 민원 어려움(88%)'이었으며, 보직을 피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고강도 업무 대비 보상 미흡(67%)'이 1순위로 선택됐다.


경북교사 노조는 "담임과 보직 기피 현상은 교사들의 개인적 이기심이나 회피가 아니라 시스템의 실패로 나타난 결과"라며 "이 시스템을 해결하기 위해 책임에 걸맞은 보상·권한·보호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경북지역 교사들은 또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에 대해서는 기준이 모호한 '정서적 학대'가 문제라는 인식이 가장 많았다. 아동학대처벌법의 가장 큰 문제점(복수 응답)을 묻는 문항에 84%는 경북학부모의 악성 민원·고소 남발이라고 답했다. 이어 83%는 정서적 학대 등 모호한 법 적용 기준으로 교육활동 위축이 문제라고 보았다. 아동학대 피소는 이제 일부의 억울한 사연이 아니라, 모든 교사가 "언제든 고소당할 수 있다"고 느끼는 일상의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교사들이 본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그 내용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교사 61%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탁상행정'이 현행 교육정책의 문제점이라고 꼽았다. 이 결과는 정책의 수립이 홍보와 설득이 아니라, 교육 전문가인 교사의 의견 수렴으로 시작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위태로운 교육 여건에도 경북의 교사들은 '학생의 긍정적인 변화나 성장을 확인했을 때(95%)'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교단을 지키는 원동력 1위 역시 '학생들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63.8%)'이었다. 이는 교사들이 생각하는 교사의 직업 정체성은 학생과의 관계에서 나타남을 보여준다. 사회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보호받는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


경북 교사들은 이상적인 학교 관리자상으로 '악성 민원 발생 시 적극적인 개입과 교사 보호(95%)'를 원했고, 교사의 본질 업무 회복을 위해 67%가 '교사 본질 업무 법제화'를 촉구했다. 교사 개인이 모든 것을 감당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조직 차원의 방어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경북교사노조는 "이런 가운데 최근 경북교육청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업무 포털에 '헷갈리는 청탁금지법 완벽 정리'라는 배너를 띄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파티를 열어도 케이크를 교사와 나눠 먹거나 전달해선 안 된다.", "카네이션 역시 학생 개인이 직접 전달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며 "학생을 생각하며 벼랑끝에서 버티고 있는 교사들에게 정작 교육청은 사제 간의 온정마저 차가운 잣대로 재단하며 스승의 날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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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사노조 김태환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경북교육청의 케이크 관련 청렴 홍보 사건은 현재 학교가 민원과 책임 강요의 공간으로 변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증거"라며, "경북교육청이 교사가 학교에서 안전하게 교육할 수 있도록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구대선 기자 k586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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