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취임…부회장 승진 5년만
회사 부도 맞자 입사…불닭볶음면 개발 주도
2010년 명동 걷다가 '불닭' 아이디어
5년 새 매출 6420억→2조3517억원 확대
"글로벌 사업 성장세 대응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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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의 어머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른다.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김 부회장은 회사 부도라는 '위기의 순간'에 삼양식품에 입사해 '불닭볶음면'을 개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취임 일자는 다음 달 1일이다. 김 부회장의 승진은 2021년 12월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약 5년 만이다. 삼양식품은 "이번 승진이 글로벌 사업 성장세에 대응한 리더십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의 핵심 브랜드가 된 불닭볶음면의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2010년 고교생 딸과 서울 명동 거리를 걷던 중 매운 닭갈비를 먹으면서 접시를 비우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아 중독성이 강한 매운 라면 개발에 나섰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닭 1200마리, 소스 2t을 투입하고, 김 부회장도 매일 직접 시식하며 한국적인 감칠맛이 담긴 매운맛을 찾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달 1일 삼양식품 회장으로 승진하는 김정수 부회장. 삼양식품 제공

다음 달 1일 삼양식품 회장으로 승진하는 김정수 부회장. 삼양식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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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생한 불닭볶음면을 바탕으로 삼양식품은 최근 수년간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수출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법인과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했다. 삼양식품의 매출 규모는 김 부회장 취임 당시인 2021년 6420억원에서 지난해 2조3517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10%에서 22%로 증가했다. 사업 포트폴리오와 경영 범위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리더십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자인 고(故) 전중윤 삼양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IMF 당시 삼양식품이 부도를 맞자 1998년 입사해 남편인 전인장 전 회장을 돕기 시작했다. 전업주부였던 김 부회장은 기업 경영 경험은 없었지만, 본인이 겪은 소비자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입사 초기 전국 영업소를 직접 다닐 뿐 아니라 제품 개발에도 깊숙이 관여하면서 회사 생존에 매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창업주의 남성 상속자가 이끄는 상황에서 며느리가 기업을 살린 점에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삼양식품은 김 부회장의 승진을 계기로 글로벌 경영 체제 전환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지역·국가별 전략 강화를 위한 사업 기반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건설 중인 중국 자싱 공장 외에도 지역별 연락사무소 등 추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부회장 재임 동안 추진해 온 수익성 중심의 밸류업 전략과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MSCI 지수에 편입됐고, 밸류업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2021년부터 ESG위원장을 맡아 지속가능경영 체계 구축에도 힘써왔다. 동시에 2024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회장단에 잇따라 합류했다. 경영 성과와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 '한국이미지상', 여성 경영인 최초로 한국경영학회 선정 '대한민국 경영자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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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승진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며 "다음 달부터 김 회장의 리더십 하에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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