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 참가한 고바야시상

日, 쓰나미 피해 상처 치유법 오대산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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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지난 26일 금요일 오전 4시30분 오대산 소금강농촌문화학교.


칼잠을 잔지 불과 6시간에만 '오키떼 구다사이(일어나세요), 오키떼 구다사이'라는 소리에 겨우 눈을 뜬 유키 고바야시(Yuki Kobayashi) 상.

한국에 온 지 4일째 되는 날이 밝았다. 그는 코리안리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 참가 초청을 받고 서울 땅을 밟았다.


고바야시상은 일본 2위 손해보험사인 솜포(SOM PO) 재팬 소속 매니저. 그는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코리안리가 초청한 만큼 대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산행 프로그램이라는 사전정보에도 불구, 내심 VIP손님으로 접대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셈이다.

하지만 그의 막연한 기대는 첫 날부터 산산조각났다. 구룡령 휴게소를 출발 하자마자 비가 쏟아졌다. 갈천약수를 지나 구룡령 옛길 능선까지 2시간동안 가파른 산길을 걸었다. 30분도 안돼 숨이 턱밑까지 차 올랐다. 고통 그 자체였다. 땀과 비에 젖은 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했다.


하지만 "내려가겠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위에서 끌어주고 밑에서 밀어주는 코리안리 직원들의 손길을 차마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헉,헉'거리며 자신을 돕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오대산의 아름다운 산세를 만끽할 여유도 없었다.


백두대간 오대산 구간 산행 2일째. 상원사(해발 860m)를 출발해 비로봉(1563m)과 상왕봉(1491m), 두로봉(1421m), 동대산(1433m)을 거쳐 진고개(860m)까지 무려 11시간을 오대산과 씨름했다. 35년을 살면서 이런 고행은 처음이었다.


산행 3일째. 마지막 날이다.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느덧 사라졌다. 끝까지 한국 오대산을 완주하겠다는 오기만이 남았다. 고된 코스를 완주, 일본에 돌아가 어려움에 처한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듯 했다.


고바야시의 고향은 지난 3-11 쓰나미(지진해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현이다. 그는 기자에게 "삼촌 집이 쓰나미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며 자신이 직접 찍은 폐허가 된 고향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역시 방사능을 피해 안전한 피난처에서 생활하다 최근에야 고향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쓰나미로 인해 가족들이 큰 실의에 빠져 있다"며 일본으로 돌아가 한계를 극복한 자신의 오대산 산행 경험을 가족들에게 들려주며 희망가로 삼을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노인봉(1338m), 낙영폭포(890m), 만물상(470m)을 거쳐 집결지에 도착했다. 2박3일간 코리안리 백두대간 오대산 구간을 결국 완주한 그에게는 고통을 딛고 일어선 덕분인지 자신감이 용솟음쳤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코리안리 백두대간(오대산 구간) 프로그램에는 고바야시 외에도 2명의 이방인이 함께 했다. 쥬크리드 트리슈타마스(태국)와 젭프 람브로우(싱가포르) 두사람은 서로 격려하며 힘든 산행을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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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과 함께 오대산을 정복한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은 "코리안리는 '2020년 세계 5위 재보험사'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다"며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은 이런 목표의식을 더욱 확고히 하고 또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리안리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은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박 사장이 직접 고안한 산악 프로그램이다. 코리안리 직원들은 지난 2004년 지리산을 시작으로 2005년 덕유산, 2006년 속리산ㆍ소백산, 2007년 태백산, 2008년 오대산, 2009년 설악산 등 국내에서 자유롭게 등반할 수 있는 총 670Km 구간을 모두 완주했다. 코리안리는 지난해부터 역으로 백두대간 왕복 종주 프로그램(설악산ㆍ오대산ㆍ태백산ㆍ소백산ㆍ속리산ㆍ덕유산ㆍ지라산)을 실시하며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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