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맥주, 소주, 막걸리 등 우리가 즐겨 마시는 술에는 세금이 얼마나 포함돼 있을까.


우선 술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술의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 방식과 술의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 방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종가세 방식을 취해왔다.

술에 매겨지는 주세율은 그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맥주, 소주, 양주는 72%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반면 와인을 비롯한 과실주는 30%, 탁주(막걸리)는 5%로 맥주와 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탁주인 막걸리의 주세율이 턱없이 낮은 이유는 정부가 전통주 육성을 위해, 또 제조업체의 영세성을 감안해 막걸리의 세율을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술의 종류에 따라 세율이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는 제조원가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세금 뒤집어보기] 맥주값 절반이 세금..막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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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100원(출고가격)에 판매되는 맥주가 있다고 가정하자. 여기에는 주세 33.8원(주세과세표준의 72%), 교육세 10.1원(주세의 30%), 부가세 9.1원(주세과세표준·주세·교육세 합계액의 10%) 등 총 53원의 세금이 포함돼 있다.


똑같은 가격의 막걸리에는 주세 4.4원(주세과세표준의 5%)과 부가세 9.1원(주세과세표준·주세 합계액의 10%) 등 13.5원만이 세금으로 더해졌다.


맥주 가격의 절반 이상인 53%가 세금인 반면 막걸리는 13.5%만이 세금인 셈이다. 다시 말해 세금을 뺀 주세과세표준 즉, 출고원가는 맥주가 47원, 막걸리가 86.5원으로 맥주에 비해 막걸리가 더 비싸다는 얘기다. 여기서 출고원가는 제조원가, 판매관리비, 이윤 등을 포함한다.


이런 흐름을 타고 막걸리의 소비는 갈수록 늘고 있다.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주류 출고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판매량은 전년보다 58.1%나 급증했고, 올해도 30% 이상 증가했다. 전체 주류 출고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5년 이후 16년 만에 10%대를 넘어섰다. 당연히 소주와 맥주 시장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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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와 맥주·소주업계는 막걸리도 엄연한 술이고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규제 대상인 주류인데도 타 주류에 비해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것은 특혜라며 세율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무덤덤한 반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막걸리가 잘 팔린다고 해서 갑자기 세율을 올리면 조세저항만 커진다"며 "당분간 막걸리 세율인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국세청은 소주, 맥주와 같이 납세병마개 부착을 의무화해 세원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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