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씨는 "가계 사정상 이번에도 저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싼 전셋집을 구하곤 있지만 제발 벌레만이라도 없는 집에 살고 싶다"고 말한다.
두 자녀를 키우는 30대 주부 김 모씨도 얼마전 연립빌라 전셋집을 구하며 질겁한 적이 있다. 중개인과 함께 찾은 전셋집 안방에서 썩은 듯 콤콤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기 때문이다. 애연가인 집주인이 안방에서 담배를 피운단다. 방안 벽지는 누렇게 바랠 정도로 담배진이 끼어있었다. 중개인은 이정도는 새로 도배한 후 탈취 작업을 하면 말끔히 없어진다고 했지만 김 씨는 고개를 저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집에 들어서기 전 주차공간부터 살펴볼 것을 조언한다. 별도의 주차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을 때에는 후에 주차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원룸의 경우 가구수에 비해 전용 주차공간의 주차대수가 턱없이 적은 경우도 조심해야한다.
편의점이나 구멍가게가 근처에 있어 급하게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사야할 때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지 살펴야 한다.
현관 도어록이 전자식이 아니고 일반 열쇠로 여는 종류인지를 살핀다. 최근 서울의 한 원룸에 예전 세입자가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열고 침입해 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발생했다. 집주인과의 협의를 통해 자물쇠를 교체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좋다.
생활공간은 단순히 눈으로 확인할 게 아니라 수전과 통풍기 등을 직접 동작시켜 보는 게 좋다. 수돗물이 수압이 강하게 잘 나오는지 화장실의 변기물은 잘 내려가는지 살펴야 한다. 단 현재 세입자에게 "이거 동작시켜봐도 됩니까?"라는 식으로 먼저 묻는 게 예의다. 고장이 난 곳일 수 있고 개인의 사생활과도 연관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꼼꼼이 살피려면 부엌과 화장실의 환기가 어떤 식으로 되는지도 살핀다. 환기가 잘 되지 않은 곳은 악취가 나거나 화장실문 밑부분이 상해있는 경우가 많다.
방을 둘러볼 때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주 거주 공간인 만큼 가구 배치를 머릿속에 그려보고 도배 후 방 분위기가 어떤 식으로 바뀔지도 예상해본다. 벽지에 습기가 차서 부풀어 있거나 변색이 심하면 이유를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 냉·난방 종류가 도시가스인지 심야전기인지 여름에는 에어콘을 틀지 않고 어느 정도 더운지 확인한다.
베란다에는 방충망이 잘 관리되어 있는지 하루동안 일조량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살핀다. 외부 소음이 심하거나 인근 상업지구의 불빛이 현란하진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 벌레 등에 민감한 이들은 베란다 배수구 주변이 지저분한지 와 창틈 사이에 벌레 사체가 잔뜩 끼어있지 않은지 살펴본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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