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 가격인상 딜레마
“2분기 원자재값 감당못할 수준으로 급등..상반기 1~2차례 이미 올렸는데 어쩌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올 상반기 1~2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국내 타이어업계가 또 다시 인상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2분기 원자재 가격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추가 인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9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주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은 t당 5300~5400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70%나 급등했다.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22%나 올랐다. 또 다른 주원료인 합성고무도 전년동기대비 44%나 오른 t당 4400~450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크게 떨어졌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매출액이 같은 기간 2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3.7% 하락한 1283억원에 그쳤다. 넥센타이어도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9% 줄어든 272억원에 머물렀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3분기 영업이익도 악화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각 기업들은 제품 가격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미 상반기 최저 4%에서 최고 10%까지 인상을 단행한 만큼 추가로 가격을 올리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4월 국내가격을 4~8%, 해외에서는 1분기 중 각 지역별로 5~10% 인상을 단행했다. 금호타이어도 국내시장에서 1월과 4월 두차례에 걸쳐 각 5%씩 올렸으며 해외에서도 같은 기간 6%씩 인상했다. 넥센타이어 역시 금호타이어와 마찬가지로 1월과 4월에 5~6% 정도 가격을 올렸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추이만 놓고 보면 올려야 하지만 이미 상반기에만 2차례 올린 만큼 또 다시 가격을 상향조정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내수가격 인상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맞물려 더욱 어렵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해외 시장 위주로 소폭 인상하되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도요와 요코하마타이어 등은 북미지역에서 지난달 8~9% 올렸으며 브리지스톤은 이달 호주지역 공급가격을 8% 인상했다. 한국타이어도 3분기 중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각국별 시장상황에 따라 3~5% 가량 올릴 예정이다.
수입타이어업체인 미쉐린코리아는 인상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만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미온적이다.
김보형 미쉐린코리아 사장은 "유가와 천연고무 가격이 최근 들어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는 데다 올 상반기 국내 시장규모가 15% 가량 줄었다"면서 "하반기 제품 가격을 올리면 오히려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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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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