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 조사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나 변을 가릴 때까지 일회용 기저귀를 5000개 정도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20억개 정도가 쓰인다. 전 세계적으로 일회용 기저귀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나무만 10억 그루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송지는 그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천기저귀를 빌려준 후 세탁해주는 일을 하는 이 회사는 아이의 건강과 환경이 '양자택일'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환경에 덜 해로운 천기저귀 사용을 권장하면서 사회적 기업의 특징인 일자리까지 책임진다. 천기저귀를 사용한 아이가 얻는 정서적 안정감은 '덤'이다.
이 회사 장진수 기획팀장은 "천으로 만든 기저귀의 경우 합성수지로 만든 일회용 제품에 비해 통기성이 우수해 보건위생상 더 나은 면이 있다"면서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아 배변훈련을 일년 가까이 빨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절차는 간단하다. 우선 회원들에게 무료로 천기저귀를 나눠준다. 직원이 이틀에 한번 회원가정을 직접 방문해 천기저귀를 배송하고 수거해간다. 걷어간 천기저귀를 살균·세탁과정을 거친 후 다시 크기나 종류에 맞춰 배송할 수 있도록 포장한다. 포장과정은 여성장애인도 쉽게 할 수 있는 단순공정과정을 구축했다. 각 단계별로 회원이 보유하는 기저귀 수량이나 월 지급수량을 구분한다. 월 이용료는 알뜰형의 경우 각 단계별로 7만원부터 12만원 정도다.
천기저귀 사용자들이 흔히 염려하는 세탁상 위생문제는 검증된 상태다. 고온으로 살균처리를 거치고 친환경세제를 사용해 피부가 약한 아이들에게도 해롭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실시하는 포름알데히드·형광증백제 검출테스트와 항균성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지난해 시작해 일년 가까이 지난 현재 개인고객은 29명, 기업고객은 4개업체 82명. 지난해 하반기 1500만원이던 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2000만원을 기록했다. 아직 많은 회원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따로 홍보활동 없이 조산원이나 산후조리원을 통해 입소문만으로 고객을 끌어 모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장 팀장은 "편리하다는 이유로 일회용기저귀를 많이 사용하지만 아이의 건강이나 비용상 문제로 불만이 많은 것도 현실"이라며 "저비용과 세탁을 통한 친환경성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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