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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스쿨 입시 '서면질의폐지' 두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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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조유진 기자]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원장 하경효, 이하 로스쿨)의 입시전형 중 '서면질의'가 4기를 대상으로 한 2012학년도 입학전형 때부터 사라진다. 법학 소양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돼 '비법학도 출신자 차별'논란을 빚어왔던 고대 로스쿨의 서면질의 과정이 사라진다는 발표가 나오자 '차별 철폐'라며 반기는 목소리와 '법조인 양성기관이 법학 소양을 보지 않는 흐름은 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고려대 로스쿨은 지난 15일 오후 본교 우당교양관 6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2012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설명회'를 통해 입학전형 중 서면면접 전형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또 법학적성시험(LEET) 논술을 반영하지 않으며, 학부성적과 LEET 반영 비율도 각각 15%에서 25%로 높인다고 못박았다.
지난 2009년 1기부터 올해 입학한 3기까지 고려대 로스쿨 신입생 입시전형에 존재하던 서면질의 전형은 민사분쟁 위주의 사례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놓고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지원자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로 인해 로스쿨 준비학원 일부에서는 고려대 입시반이 별도로 운영되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고대 로스쿨이 서면질의 전형 폐지와 더불어 법학적성시험의 논술마저 고려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고려대가 그간 고수해온 서면질의 등 일부 전형과정을 폐지하는 것은 로스쿨의 취지를 살리고 비법학도들의 진입장벽을 철폐하는 반가운 조치"라는 반응과 "사실상 서류전형 성적과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한 구술면접 외엔 지원자에 대한 법학 소양 검증절차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반응이 그것이다.

서울 소재 로스쿨에 재학중인 박모(27ㆍ법학 전공)씨는 "고대 로스쿨에 지원할 당시, 동기의 착오를 다룬 문제 등 출제내용이 개론수준을 넘어서서 비전공자들은 다소 힘겨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준비과정에서 치른 학원평가도 전공자든, 사법시험을 준비했든 일단 법학을 공부했던 사람들이 잘 썼다는 평을 받았다"며 "비전공자들의 경우 창의적인 답도 많았던 반면 무엇을 묻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들다며 불공평하다는 원성이 자자했었다"고 말했다.
반면 정ㆍ관계 분쟁사건 해결에 능통한 서울 서초구의 한 변호사는 "법조인이 되겠다면서 다툼을 놓고 무엇이 쟁점인지 파악조차 못하는 건 로스쿨생이 될 자질이 부족하다는 의미 아니냐"고 되물으며 "법률적 지식이나 분쟁해결의 수완은 실무를 통해 익혀갈 수 있지만, 법적 사고력(Legal Mind)은 쉽사리 형성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판사 출신으로 서울에서 개인사무소를 운영하는 또 다른 변호사는 "물론 서면질의 등 법학 소양을 가늠하는 절차가 명확하게 없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어차피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기관에서 법학 소양을 판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흐름은 다소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고대 로스쿨 관계자는 "새로운 입시전형 도입은 입학전형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방식의 입시전형을 개발해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면접 방식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25개 로스쿨의 법학 전공자 비율은 1기 34.4%, 2기 37.7%, 3기 49.1%로 꾸준히 높아져 왔다. 고려대 로스쿨은 지난해 비법학전공자를 50%이상 선발해 전국 평균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고, 1기 59%에 비하면 법학전공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져 가는 추세다.




정준영 기자 foxfury@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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