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입찰 포기를 선언한 이후 8거래일 동안 하이닉스 주가는 14.28% 급락했다. 지난 4월 중순 기록한 최고가(3만7000원)에서 35% 떨어져 연중 최저수준을 형성중이다.
당장 오는 21일 발표될 2분기 실적이 1차 고비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 42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던 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나을 것으로 봤지만, 눈높이가 빠르게 낮춰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3주 사이에 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번이나 하향조정했다. 지난달 21일 5만원이던 목표주가를 4만5000원으로 내려잡은 뒤 이달 4일 3만9000원으로 낮췄고, 8일에는 다시 3만3000원으로 하향했다. 조정폭이 34%에 달한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260억원에서 4690억원, 4200억원 순으로 계속 낮췄기 때문이다.
최근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반도체 업황이 실적전망과 주가를 끌어내리는 주범이다. 메모리시장 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대표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의 7월 전반기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달 후반기보다 9.09% 떨어진 0.84달러를 기록했다. 이 제품이 출시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보다 용량이 큰 2Gb, 4Gb D램 가격도 7~8% 하락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 하이닉스의 3분기 이익이 상당히 안 좋을 가능성이 높다"며 "램버스 소송 승소에 따른 충당금 환입을 제외할 경우에는 2분기와 3분기 모두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3분기의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영업이익 추정치를 2000억원까지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요 경쟁자인 일본 엘피다가 1조원 규모의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하며 반격을 시사한 것도 시장이 예상치 못한 일로 하이닉스에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경쟁 심화로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 약화를 더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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