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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 노게임으로 나뉜 희비…1등 울고 꼴찌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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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 노게임으로 나뉜 희비…1등 울고 꼴찌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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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넥센은 웃었고 삼성은 울었다. 희비는 승패로 나뉘지 않았다. 쉴 새 없이 내린 빗줄기가 원인이었다.

13일 오후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삼성의 경기는 굵어진 빗줄기에 오후 7시 11분 잠정 중단됐다. 그치지 않는 비에 양 팀 더그아웃은 술렁였다. 모두 어수선했지만 분위기는 서로 달랐다.
삼성 선수들은 대체로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류중일 감독도 먹구름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내내 쓴웃음을 지었다. 삼성은 2회 상대 선발 김성현을 상대로 2루타 3개를 몰아치며 2득점했다. 하지만 쏟아지는 비에 무효 처리될 위기에 놓였다.

앞서 이를 우려한 류 감독은 “초반 리드를 잡게 될 경우 5회까지 빨리 진행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바람대로 경기는 빠르게 전개됐다.

삼성은 2-0 리드 뒤 맞은 2회 수비를 10분 내로 매조지었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신인 배영섭만이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을 뿐, 나머지 선수 모두가 빠른 승부를 택했다. 특히 박한이는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일부 선수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하늘은 선두보다 꼴찌에 더 관대했다. 바로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폭우를 들이부었다. 더그아웃에서 다음 투구를 준비하던 삼성 선발 윤성환은 가슴을 졸였다. 팀 동료 모상기의 ‘양준혁 따라잡기’로 환해진 분위기에도 혼자 침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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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2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다. 6월 28일 LG전에서 4.2이닝동안 3실점했고 지난 5일 SK전에서도 6이닝동안 5실점(4자책)했다. 이날은 달랐다. 2이닝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는 역투를 선보였다. 승리를 넘어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윤성환은 더 이상 마운드를 오를 수 없었다. 심판진이 7시 45분 굵어진 빗줄기를 이유로 노게임을 선언했다. 이내 허탈한 얼굴을 지은 그는 천천히 짐을 꾸렸다. 동료들은 옆으로 다가가 조용히 어깨를 두들겼다. 불운에 대한 위로였다. 이전까지 경기 중 노게임이 선언된 건 두 차례에 불과했다.

반대로 넥센 선발 김성현은 흔치않은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심판진의 노게임 선언에 팀 동료들과 농담을 나누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이는 김시진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흐뭇한 미소는 끌려가던 경기의 취소 때문만은 아니었다. 넥센은 전날 선발 나이트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돼 6명의 투수를 추가로 투입시켰다. 여기에는 승리 계투진이라고 볼 수 있는 오재영, 마정길, 송신영, 손승락 등이 모두 포함됐다. 떨어지는 폭우는 투수진에게 꿀맛과 같은 휴식이나 다름없던 셈. 그래서일까. 노게임 선언 뒤 넥센 한 선수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몸보신 좀 하고 푹 자야겠어요.”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사진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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