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및 투자자들 그리스에 대한 '유럽판 브래디 플랜' 준비중
佛,만기도래 국채 만기 30년짜리 신규 국채로 교환 제안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유럽 국가들이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해 22년전 라틴아메리카 구제를 위해 써먹었던 브래디플랜의 유럽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전했다.
브래디플랜은 1980년대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자 당시 미국의 재무장관인 니콜라스 브래디(Nicholas Brady)가 발표한 개발도상국 채무구제방안을 말한다.
1989년 브래디 재무장관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의 채무를 일부 탕감해주는 한편, 미국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최장 30년 만기의 채권인 ‘브래디본드(Brady Bond)’를 발행해 개발도상국들의 채무상환을 지원했다.
FT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은행, 보험업계 대표 50명은 2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앞으로 3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그리스 국채의 절반을 30년 만기의 신규 채권으로 교환해주는데 자발적으로 합의하자는 프랑스 은행권의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다.
프랑스의 제안은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26일 발표한 것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20%를 추가로 유럽재정안기금(EFSF)이 발행한 신규채권으로 교환하는 것도 포함한다.
그리스는 현재 3400억 유로(미화 약 4853억 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00억 유로(미화 약 1427억 달러)의 만기가 2014년 말에 돌아온다.
이날 회동은 유럽연합(EU) 경제재무위원회의장인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그릴리 재무장관이 주재했으며 회의에는 그리스 채권 50억 유로를 보유해 단일 금융회사로는 최다 보유자인 BNP와 소시에떼 제네랄, 도이체 방크(이상 은행), 악사와 알리안츠(이상 보험회사) 등이 참석했다.
FT는 회의에 참석한 다수 독일 은행들은 “프랑스의 제안에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만기를 단축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독일 은행의 한 고위 임원은 “만기 30년은 너무 길다. 15년이나 10년, 5년으로 할지는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채권을 보유한 독일 은행들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달 3일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긴급회의에 앞서 다시 회동할 예정이다.
그러나 반발도 적지 않다. FT는 우선, 은행 주도의 만기연장은 부분 해결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국채는 상업은행들이 27%만 보유하고 있는 반면, 자산운용업체와 국부펀드, 외국 중앙은행 등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43%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동의가 없이는 만기연장은 어렵기 때문이다. 만기연장에 반대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그리스 국채를 14%를 보유하고 있고 EU와 국제통화기금(IMF)도 16%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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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한 기관 투자자는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리스에 대한 익스포져(위험에 노출된 채권)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유럽판 브래디플랜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 국채에 대해 디폴트선언을 촉발할 수도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투자자들이 강제로 만기연장을 하게 된다면 디폴트 선언이 불가피하다”고 밝혀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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