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률의 올댓USA]'킹' 제임스와 A 로드의 닮은 점과 다른 점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인 비호감 선수로 찍혔다. 우승을 쫓아 팀을 옮겼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실망스런 모습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게다가 상대 선수를 조롱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팬들에게 독설을 내뱉는 등 미운 짓만 골라 해 미움을 사고 있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클리블랜드 캐버리어스에 지명됐던 제임스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가 된 뒤 미련없이 마이애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우승이 중요하다. 내 재능을 살릴 팀은 마이애미다"라는 말로 친정팀을 화나게 만들었다.
제임스는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마이애미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6차전까지 경기당 평균 17.8득점으로 정규시즌(26.7득점)은 물론 포스트시즌(23.7득점)보다도 못한 성적을 남겼다. 더구나 승부가 결정되는 4쿼터 내내 침묵을 지켰다. 평균 3득점이 고작일 정도로 형편없었다. 이 바람에 마이애미는 2,4,5차전 4쿼터 상황에서 리드를 지키고도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마이애미는 4쿼터 승부에서 368점을, 댈러스는 379점을 올려 막판 승부에서 열세를 보였다.
제임스는 매너에서도 실망감을 줬다. 적지에서 펼쳐진 5차전을 앞두고 동료인 드웨인 웨이드와 함께 4차전에서 열병을 딛고 팀 승리를 이끈 더크 노비츠키가 꾀병을 부렸다며 아픈 시늉을 하며 조롱했다. 이 바람에 안티팬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제임스의 오만함은 챔피언결정전 패배 뒤 극에 달했다. 자신을 비난하는 안티팬들을 향해 "내가 실패해 고소하겠지만 당신들은 곧 현실로 돌아갈 것이다"라며 각자 인생이나 걱정하라고 비꼬았다.
이같은 제임스의 모습은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과거 모습과 흡사해 주목을 끈다. 로드리게스는 야구 신동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1994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뒤 2001년 돈을 쫓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그리고는 2004년 우승을 향해 스타 군단 뉴욕 양키스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자신만이 최고라고 의식을 버리지 않았던 로드리게스는 제임스처럼 이적 첫 해 월드시리즈 첫 출전 기회를 얻는 듯 했다. 하지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3승으로 앞서고도 4차전 이후 침묵하면서 팀 마저 4연패를 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로드리게스는 매번 그런 식이었다. 2008년까지 정규시즌 마다 35홈런, 100타점 이상의 빼어난 공격을 자랑했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선 1할대 미만에서 2할대 중반의 타율로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팀과 팬들의 기대 마저 충족시키지 못했다. 성적도 문제였지만 매너에서도 비난을 샀다. 수비 방해 혐의가 짙은 비신사적인 주루 플레이와 상대 투수를 얕보는 행동으로 미움을 받았다. 게다가 금지약물 복용 의혹까지 받아 이미지가 말이 아니게 됐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약물복용 사실을 시인하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으로 환골탈태했고 2009년 소원을 이뤘다. 양키스 이적 이후 부상이 겹치면서 가장 저조한 성적(30홈런,100타점)을 남겼지만 팀플레이에 적극 부응하면서 우승 반지를 꼈다.
제임스는 최근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올시즌 많은 걸 배우게 됐다"며 몸을 낮췄다. 자신의 올바르지 못한 언행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또 "오프시즌 동안 훈련에 전념하겠다"며 내년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킹' 제임스로 불리는 그가 로드리게스처럼 진정한 킹으로 거듭날 지 지켜볼 일이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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