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의연 "로봇수술, 기존 수술법보다 효과적이라는 근거 불충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최근 로봇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법 보다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보의연)은 로봇수술과 기존 수술법을 비교한 국내·외 비교연구 171편을 통해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NECA 근거평가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수술이 가장 많이 이뤄진 전립샘암 수술의 경우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 보다 입원기간이 짧았고 출혈량과 수혈요구량이 적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장기 생존율과 재발률, 심각한 부작용 등과 같은 주요 지표에서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법에 견주어 차이가 있다는 근거는 없었다.
보의연은 로봇수술 후 1년 이상의 장기 추적관찰을 한 연구도 거의 없었으며, 재발률, 사망률 등을 포함한 주요 지표를 보고한 문헌도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또 자궁내막암 및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궁절제술은 로봇수술이 출혈량은 적었지만, 수술시간과 입원일수에서는 차이가 있다는 근거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장절제술도 수술시간과 입원일수, 수혈 요구량, 합병증 발생 등에서 복강경 수술 보다 우위에 있다는 근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개별 질환 당 기존 수술법과 비교한 문헌이 1~4편 정도로 적었으며 결과도 일관성이 낮아 효과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2009년 벨기에에서 시행된 의료기술평가에도 "충분한 연습을 거친 숙련된 의사를 포함해 이상적인 수술환경이 갖춰질 경우에 한해서는 로봇수술이 다른 수술법에 비해 우수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기술이지만, 현재까지의 연구들을 근거로 할 경우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법에 비해 명백한 이점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수술팀의 술기와 숙련도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돼 있다.
아울러 보의연은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법 보다 고가인데다 건강보험급여로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의 비용부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로봇수술 비용은 수술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500만~1200만원선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기존 수술법보다 2~6배나 높은 금액이다. 특히 암 수술의 경우 본인부담률이 5%인 점을 고려하면, 환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기존 수술법에 비해 훨씬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로봇수술 비용이 기존 복강경 수술의 1.5배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보의연에 따르면 다빈치 로봇의 한 대당 가격은 약 30억~40억원, 연간 유지비용은 약 2억~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렇다보니 초기 도입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연간 150~200건(월 평균 15건) 이상의 수술을 해야 의료기관 입장에서 유지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책임자인 신채민 부연구위원은 "로봇수술이 표준 의료기술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기존 수술에 비해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체계적인 임상연구를 통한 근거생성이 필요하다"며 "이를 토대로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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