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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이럴 땐 이런 책-늘어가는 뱃살이 고민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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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이럴 땐 이런 책-늘어가는 뱃살이 고민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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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하얀 돼지. 중국에서 최고의 미녀로 손꼽히는 양귀비를 백성들은 그렇게 욕했다고 한다. 밀린도르프의 비너스상 역시 지금의 기준으로는 뚱뚱한 여성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다. 지금 정말로 뚱뚱한 여성들은 스스로 '살쪘다'는 얘기를 감히 꺼내지 못한다. 그런 말조차도 비교적 날씬한 여성들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살찐, 기름진, 풍부한, 비옥한, 유리한, 지방, 기름, 비만, 살, 윤택'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 영어 단어 '팻(fat)'을 제목으로 쓴 이 책은 13명의 인류학자가 세계 곳곳의 문화를 탐색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이들은 팻을 하나의 개념, 물질, 그리고 생활방식으로 검토하면서 팻에 대한 '상이한 관점들'에 주목한다. 세상에는 '뚱뚱함'을 찬양하는 '다른 문화'가 얼마든지 있음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가운데 한 명인 레베카 포페보는 서아프리카의 니제르에서 수년간 살았다. 니제르는 '뚱뚱한 여성'을 아름답게 여겨온 대표적인 지역이다. 포페보는 "니제르인들과 서구인의 이상적인 몸매는 모두 극단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상적 몸매'에 도달하기 위해 "두 사회의 여성들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고 덧붙인다.

책의 편저자인 돈 쿨릭은 "세계 여러 곳에서, 심지어 미국에서도 팻이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뚱뚱함을 비난하고 낙인찍지 않는 문화가 세상에는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점을 13명의 동료와 함께 강조하면서 "팻을 사고(thinking)하라"고 권한다. 결국 이 책의 조언은 "스스로의 눈으로 자기 몸을 들여다보면서 일방적인 팻문화에 저항하라"는 것이다.

음식과 지방 그리고 과체중과 저체중에 대해서 얼마나 다양한 시선들이 있으며 어떤 역사와 문화가 얽혀 있는지에 대해서 이 책은 많은 생각할꺼리를 던져준다. 저지방 우유가 든 음료를 달라고 하면서 지방이 몇 십배는 더 많은 휘핑크림을 얹어서 마시는 풍경들의 뒷면에 어떤 사회적, 경제적 배경이 도사리고 있는지와 더불어서.
팻(Fat)-비만과 집착의 문화인류학/ 돈 쿨릭ㆍ앤 메널리 엮음/ 김명희 옮김/ 소동/ 1만7000원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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