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오늘은 나로호가 발사된 지 137초 만에 폭발 추락한 날이다. 사람들은 나로호를 잊었고 발사 실패 원인에 대해서도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게 없다. 제작에 참여한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은 책임 떠넘기기 공방만 벌이고 있다. 그 사이 전혀 엉뚱한 데서 변화가 있었다. 관련 기관(항공우주연구원)장이 물러났고, 밤새 일했던 연구원들도 하나둘 업종을 바꿨다. 발사체 개발 예산도 65% 정도 줄었다.
사실 나로호 1ㆍ2차 발사 실패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미국도 발사체 페어링이 열리지 않아 실패했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 책임자를 바꾸지는 않았다. 우리는 두 차례 실패만으로 공무원과 연구원들을 바꿨다. 과학기술 정책의 성과중심 평가와 조급증이 빚은 결과다.
21세기 들어 위성은 '하늘의 무역로'와 같다. 냉전시대에 군사동향 탐지 목적으로 출발한 위성은 과학과 기상관측 용도를 거쳐 지금은 통신위성이 대세다. 일반인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받거나 TV를 시청하면서 위성의 도움을 받고 있다. 글로벌 지식정보 유통시장에서 위성의 역할이 커지면서 위성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러시아ㆍ미국ㆍ일본은 물론 중국ㆍ인도 등 신흥국까지 경쟁적으로 우주 도전에 뛰어드는 이유다.
소련이 1957년 세계 최초로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자 충격을 받은 미국은 아폴로 계획을 세워 결국 달에는 소련보다 먼저 발을 디뎠다. 우리라고 언제까지 러시아 눈치만 보고 있을 텐가. 따질 것은 분명히 따져야 한다. 그렇다고 러시아와의 공동 개발에 너무 기대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부족한 기술력을 스스로 키워 나가야 한다.
러시아든 다른 우주개발 선진국이든 기술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그냥 기술을 넘겨줄 리 없다. 공동작업 과정에서 배울 수는 있겠지만 결국 스스로 해내야 한다. 우주기술 자립에 초점을 맞춘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을 보다 면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실패도 역사이자 자산이다. 두 차례 실패에 좌절해서는 안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다. 우주로 가는 길은 예산도 시간도 많이 든다. 참고 기다려주는 정부와 국민의 자세가 필요하다. 신기하다는 이름의 현대판 로켓 신기전(神機箭)을 15세기에 개발한 우리 민족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