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 인디아 포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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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 인디아 포춘 소장]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에서 정상(頂上)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거대 재벌이 인도에서 벌이는 자존심 건 대결이 매우 흥미롭다.


지난 10여년간 인도 가전시장의 황제는 LG전자였다. LG전자는 삼성전자나 소니, 월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강자들을 모두 제치고 독주했다. 불과 3년 전인 지난 2007년 LG전자 인도 법인의 연 매출은 23억달러로 삼성전자(13억달러)를 한참 앞섰다.

그러나 지난해 두 회사의 매출은 각각 약 36억달러로 삼성전자가 LG전자를 빠르게 따라잡았다. 사실 인도 시장을 먼저 두드린 것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에 진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뒤이어 들어온 LG전자에 주도권을 뺏긴 채 오랫동안 고전했다.


LG전자는 삼성보다 2년 늦은 1997년 인도에 진출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사령탑을 맡은 이는 김광로 법인장(당시 전무)이었다. 그는 인도에 가기 전 독일, 두바이, 미국, 파나마 등지에서 다양한 시장 개척 경험을 쌓은 베테랑 글로벌 경영인이었다. 그는 이후 인도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일궈 'LG전자 인도 성공신화의 영웅'으로도 불리게 된다.

당시 LG전자가 취한 인도시장 공략 전략은 크게 3가지였다. 첫째,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다. LG전자는 100% 단독투자로 인도에 진출했고, 대부분의 제품도 인도 현지에서 만들어 팔았다.


둘째, LG전자는 유통망 확보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유통망이 발달하지 않은 인도에서 제품을 팔기 위해선 직영 판매망 설치가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김 법인장은 시골 구석구석까지 직접 발로 뛰며 전국적인 촘촘한 판매망을 구축했다.


셋째, 제품과 직원, 경영 등에서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R&D센터를 통해 인도인이 좋아하는 제품을 만들고 대부분의 직원을 인도인으로 활용했으며, 현지인을 믿고 맡기는 경영의 현지화를 실현했다.


이런 적극적인 전략을 통해 LG전자 인도 법인은 빠른 시간에 인도 시장을 장악했다. LG전자는 일반 컬러텔레비전,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에서 인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12억의 시장 인도에서 LG전자에 밀리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소니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삼성전자였지만 인도에선 LG전자에 상당히 고전했다.


그때까지 삼성전자가 채택한 인도시장 공략 방안은 프리미엄 제품을 통한 고가(高價)전략이었다. 고가전략은 삼성전자의 전 세계적 진출전략이었다. 그러나 당시 인도에서는 이 전략이 먹히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결국 2000년대 중반부터 고가 시장뿐 아니라 중저가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인도의 휴대전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느는 것을 보고 휴대폰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LCDㆍLED 등 고급 텔레비전 시장 공략도 강화했다.


이런 전략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의 LCD 텔레비전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인도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달성했다. 특히 휴대전화 시장 중시 전략은 주효했다. 인도 휴대폰 시장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놀랄 만한 속도로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조만간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앞서 간다면 그 주된 이유도 바로 휴대전화일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휴대전화 부문을 빼면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은 LG전자의 6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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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약진하자 LG전자에도 비상이 걸렸다. LG는 올 초 법인장을 새로 발령하는 등 삼성과의 새로운 일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1세기 엘도라도'로 불리는 인도 시장을 잡으려는 삼성과 LG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 공정한 경쟁으로 서로 윈윈하는 멋진 승부가 펼쳐지길 기대한다.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 인디아 포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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