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증권사들은 하루 전체 거래대금 1조원이면 남는 장사라고 계산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거래대금의 0.25%던 시절이었다. 파는 쪽에서 0.25%, 사는 쪽에서 0.25%를 떼니 한번 거래에 0.5%씩 남았다. 거래대금 1조원이면 50억원이 고스란히 증권사 몫이었다. 활황장 1년으로 10년을 버티는 게 증권사 장사란 얘기도 틀린 얘기가 아닌 시절이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국내 증시 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졌다. 코스피 시장은 간혹 하루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을 때가 있다. 코스닥시장도 2조원을 웃돌 때가 많다. 그래도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로 수익을 내기 힘들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한 매매가 많기 때문이다.

HTS의 빠른 확산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증가를 가져왔지만 수수료율의 인하도 함께 가져왔다. 요즘 HTS 수수료의 대세는 0.015%다. 과거 오프라인 브로커리지 수수료의 1/20 수준이다. 거래규모는 늘었지만 증권사로 돌아가는 파이는 오히려 줄었다는 얘기다.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장사가 힘들어지면서 증권사들은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투자은행(IB)으로서 세계 금융시장을 휘젓고 있는 미국 증권사들도 1970년대 중반까지는 브로커리지 중심이었다. 이들을 종합 자산관리와 IB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 시킨 것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수수료 인하였다.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보다 30년 늦은 2000년대 초중반, 같은 시험대에 올랐다. 증권사 외형의 기준이 되던 약정 경쟁이 막을 내린 것도 이 무렵이다. 당시 약정에서 1, 2위를 다투던 삼성증권이 월간 약정액 발표를 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약정보다 고객 자산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초기에는 펀드 판매에 집중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정착되면서 새로운 수요가 생겼다. 고령화로 인한 금융자산 증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펀드판매 수수료 등에 제한이 생기면서 보다 질 높은 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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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자산관리 서비스는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PB(Private Banking)에 집중됐다.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라지만 지금도 이들 고액 자산가들이 자산관리 서비스의 중심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들을 위한 서비스 센터를 부자 동네 강남으로 모았다. 이들을 위한 특화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보다 고객 개인에게 특화된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진다. 재테크 뿐 아니라 세금, 자녀교육, 의료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서비스를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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