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이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행복의 요소는 건강이 아닐까.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가장 과학적이고 확실한 방법의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예방접종이다.
현재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만 스무 개가 넘는다. 감염병은 인류의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해치는 대표적 불확실 요인이다.
'불확실성'은 인간의 심리와 활동을 위축시켜 의사결정을 가로막고 불안한 마음에 빠져들게 한다.
다행히 인류는 감염병의 기전을 밝혀냈고 면역의 원리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19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보급된 백신과 이로 인한 감염병 퇴치는 현대의학이 이룬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이제 인류에게 감염병 유행이라는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제거된 셈이다.
특히 예방접종 대상이 되는 2군감염병은 95% 이상의 접종률만 유지하면 대부분 퇴치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과거 공포의 질환이던 두창(천연두)이나 폴리오(소아마비) 등은 예방접종의 고른 보급으로 이제는 사라진 질병이 되었다.
하지만 몇몇 감염병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를 괴롭히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기초예방접종률은 90% 이상으로 높지만 자녀가 자란 후에 받는 추가접종은 4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예방접종률이 낮은 데는 감염병의 위협이 과거보다 줄어들어 관심이 느슨해진 탓도 있지만, 많은 보호자들은 비용부담과 시간적 제약을 주된 장애요인으로 꼽는다.
필수접종만 스무 번이 넘는데 일반병의원에서 받게 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무료접종이 가능한 보건소에서 받자니 멀고 불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가 권장하는 필수예방접종에 드는 비용은 아이 한 명당 약 50만원 수준이고 폐구균, 뇌수막염, A형간염 등 기타접종까지 포함한다면 150만원을 훌쩍 넘어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정부는 육아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민간병의원 접종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보건사업을 시행 중이다.
현재 전국 5400여개 지정기관에서 전체 예방접종 비용 중 백신비 수준을 지원하고 있다.
또 몇몇 자치단체는 중앙정부 지원금에 보태어 나머지 비용까지 주민복지 차원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정부는 '감염병 예방'이라는 이슈를 국가차원의 보건관리 과제로 관리하고 있다.
효과적인 질병관리를 위해 지역별 차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정부 차원에서 예방접종의 보장범위를 확대해간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는 예방접종 비용지원이 저출산 시대 육아부담을 낮추는 복지향상 측면에서도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감염병 유행이라는 국가적 불확실성을 제거해 사회와 가정의 행복을 도모하는 공중보건학적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을 제때 받으면 가장 먼저 개개인의 질병 감염을 막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국가전체의 면역도가 높아지면 감염병 유행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국민 의료비 절감과 국가 재정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예방접종은 가족과 국가의 건강한 내일을 약속하는 선물이자, 사랑의 표현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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