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무부는 23일(현지시각) 레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민영화 프로그램의 초기 성과를 위해 공기업에 대한 정부지분 매각 절차를 즉각 개시하기로 했다.
그리스 정부는 당초 2013년까지 150억 유로, 2015년까지 500억 유로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초반에 상당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유로존 압력을 수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또 국내총생산 대비 7.5%로 설정한 올해 재정 적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60억 유로의 추가 긴축 조치들을 확정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와 별도로 가계 세금 감면 조치 일부 폐지와 연소득 8만 유로 이상의 고소득자 대상 추가 세금 부과, 고가 부동산에 대한 세금 도입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의 이같은 노력에도 23일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0.43%포인트나 오르며 17%대로 치솟았다.
게다가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벨기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피치는 "앞으로 예정된 구조개혁 추진 속도와 재정적자 감축 능력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1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스페인의 정치 불안도 유로존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호세 사파테로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은 지난 주 말 지방선거에서 30년 사이에 최대의 패배를 기록했다. 재정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단행한 인금삭감, 노동법 개혁 등 긴축정책에 대해 스페인 국민들이 불만을 표시한 결과다.
라이 바디아니 IHS글로벌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스페인의 선거결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집권당이 긴축정책을 계속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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