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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 D-365]디지털과 바다의 만남이 황홀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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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시간은 흘러 1년 뒤 2012년5월13일로 맞춰진다.

경기도 김포에 살고 있는 정민지(31)씨는 2012년5월13일 여수세계박람회 개장일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그녀는 여수행 열차에 몸을 실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였다. 외출 준비를 마치고 버스로 서울역까지 가려면 두 시간은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의 예상대로 서울역에 도착하자, 8시 열차가 도착했다는 신호음이 울린다. KTX가 출발하자, 그녀는 지난 밤 자정까지 이어졌던 야근의 악몽을 뒤로 떨쳐버렸다.
◇3시간 반여 기차 여행= 3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녀는 일주일간의 피로를 KTX에서 내버렸다. 그간 듣고 싶었던 음악을 들으면서 소설책 한 권을 꺼내들었다. 입이 심심할 때면 서울역에서 사온 '베이글'과 '아메리카노' 커피로 입을 달랬다. 여수박람회 안내 책자를 읽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상해 박람회보다는 소규모였다. 하지만 1박2일 가량은 둘러봐야 다 볼 수 있는 만큼 관람 계획을 짜 내려갔다. 3시간이라는 긴 시간이지만 그녀는 이 모든 것을 시간내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여수엑스포 관람의 시작= 그녀의 선택은 옳았다. 출발 전 얼마 전 구입한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할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차를 끌고 갈 것이라는 판단이 앞섰다. 그녀는 기차표를 끊었고 여수역에 도착하자, 그녀가 선택한 길이 올바른 방향이었다는 사실에 흡족했다.

기차에서 내리자 바다 내음이 코 끝을 스쳤다. 여수역은 새로 지은 역답게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그녀를 맞았다. 개찰구를 빠져나온 그녀는 밀려드는 사람들로 박람회의 인기를 실감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역 밖으로 보이는 하프 모양의 건축물이 그녀의 호기심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 여수박람회의 명물 "스카이 타워"= 역사 밖으로 나오자, 물비늘이 눈부시게 빛났다. 여수 앞바다는 광활하게 펼쳐졌다. 군데 군데 섬들은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반짝이는 물비늘에 실눈이 된 그녀는 재빠르게 선그라스를 끼고 바다를 온몸으로 만끽했다.

이어 그녀는 하프 모양의 건물로 향했다. 이 건물의 명칭은 '스카이타워'로 일종의 전망대다. 하지만 용도는 다양했다. 파이프 오르간으로서 하나의 악기 역할을 하기도 하면서 해수 담수화 시설이 설치돼 관람기간내 마실 물을 공짜로 얻을 수 있었다. 재밌는 점은 이 건물이 시멘트공장에서 시멘트 담던 창고였다는 점에 있다. 조직위원회는 이 건물을 재활용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친절한 엑스포 봉사요원들의 도움으로 사진 몇 방을 찍은 후 그녀는 크루즈 선착장으로 향했다.

막 도착한 대형 크루즈선에서는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쏟아졌다. 틈틈히 서양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선착장 옆에는 이들을 수용할 레스토랑이 자리잡았다. 분명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 디지털과 바다와의 만남 '엑스포디지털갤러리'= 그녀의 시선은 다시 박람회장 중심부로 향했다. 나머지 전시관들은 나중에라도 볼 수 있지만 중요한 것들은 오늘내 봐야 내일 다시 서울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해 박람회에서 6시간 동안 줄을 서서 관람한 악몽이 떠올랐다. 발걸음은 빨라졌다 더운 날씨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녀의 발걸음은 멈춰 섰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였다. 가는 길을 제외한 위와 좌우가 모두 LED화면으로 구성된 일종의 LED터널이었다. 각종 경이로운 바닷 속 풍경이 펼쳐졌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특이한 점은 그녀의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그녀의 사진을 찍어 EDG에 보냈고 그녀의 사진은 곧 벽면에 표출됐다. 벽 속에 떠다니는 고래는 소리내어 부르자 그녀에게 다가왔다. 바다와 IT,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창이 EDG인 셈이다. 그녀는 마치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환상이 빠졌다.

이어 국제관에 들어갔다. 100여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각 대양별로 나눠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고 있었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한 자리에서 본다는 것도 의미 있었지만 안티구아바부다, 세인트키츠네비스 등 그녀가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나라가 있었다는 사실이 더 끌렸다.

◇여수엑스포의 하이라이트 빅-오(BIG-O)는 저녁때나= 이어 간단한 점심식사를 이어갔다. 정신없이 다니다보니 점심 먹는 것도 잊었다. 박람회장 25만㎡의 부지 내에는 레스토랑 10곳, 푸드코트 10곳 패스트푸즈점 12곳, 카페 6곳 등이 들어서 있었다. 먹고 마시고 즐기기에는 충분한 숫자였다.

그녀가 선택한 메인 디쉬(main dish)는 빅-오였다. 빅-오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을 보면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어차피 저녁이 되야 빅-오의 진가가 나오기에 그녀는 해양생물관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최대의 아쿠아리움이 그곳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아쿠아리움은 연면적 1만6400㎡,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다. 수조용량만 6030톤(국내 최대)에 달한다. 이 대형 물그릇에는 능성어류, 바이칼물범, 해룡, 해우, 흰고래(벨루가) 등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해양 생물들이 가득했다. 특히 그녀는 새하얀 몸을 가지고 유유자적 헤엄치는 흰고래가 마음에 들었다. 흰고래의 신비로움에 빠져 한참을 넋놓고 있던 그녀는 시간을 보고 화들짝 놀라 다시 밖으로 향했다. 숙소에 짐을 놓고 다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공연시간에 맞춰 다시 오려면 시간이 빠듯했다.

그녀는 지리멸렬하고 복잡다난한 일주일 끝에 휴식이 달게만 느껴졌다. 생명의 보고인 바다의 소중함과 해양 자원의 중요성 등도 느낄 수 있었지만 도심에서 떠나 새로운 뭔가를 볼 수 있음에 더욱 큰 보람을 느꼈다. 더욱 뜨거워질 여수의 밤을 기대하며 그녀는 바쁜 걸음을 옮겼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여수박람회 조직위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내년 5월12일 저녁 여수세계박람회 개막식을 개최한다. 개막식 이후 13일 개장식을 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관람이 시작된다. 행사는 3개월간 진행되며 전세계의 해양 관련 전문가는 물론, 관광객들이 몰릴 전망이다. 현재 조직위는 공정률이 약 50% 정도이며 올해말까지 거의 모든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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