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빅4'는 어느 그룹 일감 맡고 있나
삼일은 삼성… 안진은 현대차
삼성전자 보수만 50억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지선호 기자] 국내 4대 회계법인은 어느 그룹의 일감을 가장 많이 맡고 있을까.
25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중 삼일, 안진, 삼정, 한영 등 소위 빅4 회계법인이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감사는 모두 971건으로 수임 비율은 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로부터 수임을 받은 회계법인이 총 103개였으므로 '빅4'를 제외한 나머지 99개 회계법인이 45%의 회계감사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이다. 4대 회계법인은 삼일(16.9%), 안진(16.33%), 삼정(12.39%), 한영(9,82%) 순으로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삼성그룹 계열사 67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36개사의 감사를 맡았고, 특히 삼성전자를 11년간 담당해왔다. 삼일은 삼성의 전자계열을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정밀화학 등 건설ㆍ화학계열과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 감사도 맡고 있다.
업계 2위인 안진은 현대차 계열이 주요 고객이다. 그룹을 상징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을 포함해 현대엠코, 현대위아 등을 담당한다.
삼정은 SK와 LG 계열사를 가장 많이 감사한다. SK그룹에서는 SKC, SK케미칼 등 화학계열을, LG그룹에서는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 등을 맡고 있다.
한영은 SK그룹에 다수의 고객사를 갖고 있다. SK가스, SK건설 등 계열사 가운데 비중이 작은 곳이 대부분이다. 또 삼성그룹의 호텔신라, 삼성전기 등도 맡고 있다.
이승환 한국공인회계사회 팀장은 "금융당국이 연속하는 6개 사업연도를 초과해 동일감사인을 선임할 수 없도록 한 주권상장법인의 감사인 의무교체제도를 지난 2009년 폐지하면서 삼성전자의 예처럼 10년이 넘게 특정회계법인의 감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해 감사보수는 30억원 수준이지만 관련 컨설팅비까지 합치면 50억원이 훌쩍 넘는 국내 최대 고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사보수도 크지만 삼성전자를 감사한다는 무형의 브랜드 효과가 더 크다"며 "삼일의 프리미엄은 삼성전자의 감사를 맡고 나면서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삼일은 지난 1978년 삼성그룹의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해 국제적으로 공인 받으면서 대기업 시장에서 두각을 보여 왔다. 현재 국내 최대규모인 500명의 각 분야 전문가를 포함해 3596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도 4289억원에 달하고 있다.
각 그룹의 특정 회계법인 선호 현상은 국제회계기준(IFRS)의 도입, 연결재무제표 작성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률 금융감독원 회계서비스 1국 선임검사역은 "IFRS도입으로 연결재무제표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그룹 내에 계열사 회계감사를 하나의 회계법인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업무상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과 회계법인과의 유착관계를 막기 위해 6년 이상 단일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지 못하도록 한 규제를 폐지한 대신 회계법인의 담당이사 교체 제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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