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학력 높이려면 일제고사는 치르고 명문고는 포기해야"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학생들의 학력을 높이려면, 일제고사식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소위 명문고를 육성하는 비평준화 정책은 포기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009년 각국의 학업성취도를 국제비교연구(PISA)한 분석 결과다. PISA 보고서에 따르면, 학업성취도 평가자료를 공개하고 그 성과에 따른 책임을 지게하는 대신 인적ㆍ물적 자원의 배분에 자율권을 어느 정도 보장받은 학교는 그렇지 못한 학교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학교에 책임을 묻지 않는 국가에서는 그와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또 교과목별 수업과 평가 방법에 대해 단위 학교에 더 많은 자율권을 보장해 주는 국가일수록 교육 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비롯해 다양한 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학습지원 정책을 세우는 것이 학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부터 학업성취도 평가를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전수 평가로 전환하고 최근에는 그 결과를 학교 평가와 지원 등에 반영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비평준화' 정책을 다룬 부분이다.
보고서는 학생 유치를 위해 학교 간 경쟁구도를 조성하는 국가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분석했다. 몇몇 국가에서 학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학교들이 높은 성과를 나타내는 경향도 있으나 이는 사회경제적 배경이 유리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만 해당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결국 고교 단계에서 지나친 선발 경쟁을 조장하는 비평준화 정책이나 특목고 정책 등이 국가 전체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수준별 수업'은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교사와 학교가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 방법을 통해 다양한 학생들을 포용하도록 돕는 학교는 우수한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을 개인 편차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정해 놓은 학년과 학급으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학년과 학급 전체의 목표를 일률적으로 설정하는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성적이 우수하지도 않고 형평성은 더욱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PISA보고서는 한국의 학업성취도와 관련해 읽기 능력의 격차를 우려했다. 지난 9년간 우리나라 학생들은 사회경제적 배경이나 성별에 따른 읽기능력의 격차가 훨씬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깊은' 독서를 하는 학생 비율은 35%에 불과해 OECD 평균인 45% 보다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 분석에 참여한 박현정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PISA 2009 조사결과는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에 대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담고 있지만 조사결과를 토대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읽기능력 격차를 줄일 수 있는지 격차해소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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