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재산공개]고지거부 남발, 무색해진 공직자 재산공개
행정부내 고지거부율 26%,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지만… ”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서 ‘투명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고위 공직자들이 고지거부를 남발하고 있는 탓이다.
2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산변동 신고내역 공개 대상인 국가정무직, 고위공무원단가등급, 공직유관단체장 등 총 1831명 가운데 476명(26%)이 직계존비속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4명 가운데 1명이 가족들의 재산공개를 하지 않은 셈이다.
수치로만 보면 직계존비속 재산 고지 거부 비율은 2009년 31%, 2010년 34%에 비해 낮아졌다. 위원회에서 심사를 강화하고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초선의원의 고지거부율이 낮아진 것이 원인다.
하지만 몇몇 대상자들을 살펴보면 재산공개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백종헌 부산시의원의 경우에는 지난해 총 재산 가운데 101억800만원이 감소해 행정부 내에서 감소율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내역을 살펴보면 이 가운데 84억9000만원은 부모 재산에 대한 고지거부로 발생한 금액이다.
총 재산 72억원이 줄어든 최호정 서울시의원도 마찬가지다. 아버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부모 재산 73억원에 대해 고지하지 않았다.
국회쪽의 고지거부율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국회의원 292명의 지난해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112명(38.4%)이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고지하지 않았다.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합칠 경우 재산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중앙 공무원의 고지 거부율(34.6%)이 지방 공무원(21.0%)에 비해 높은 것도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만 하더라도 장남이 독립생계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재산고지를 거부했다.
재산공개 대상자의 직계존비속 가운데 출가한 여성과 외조부모 그리고 외손자녀를 등록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문제다. 결혼한 여성의 경우 배우자의 생활권에 포함됐다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이지만 쉽게 납득되지는 않는다.
한편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직계존비속 재산의 경우 독립생계를 유지하거나 타인이 부양할 경우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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